또 다른 교통사고 그리고 그 이전의 불행
세상이 나를 무너뜨리려는 것 같이 느껴진다. 좀 더 불행해야 되지 않겠니. 이런 느낌. 그동안 너무 헤헤거리면서 살았던 것 같은데. 뭐 이런 느낌.
그래도 일상은 유지해야 되지 않겠나. 오늘도 일상이 주는 미션들을 하나씩 꾸역꾸역 해 나간다.
아침에 제시간에 맞추어 일어나기 미션.
빨리 씻고 준비하기 미션.
아침 러시아워에 통근 미션.
출근해서 온갖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이기고 일 해내기.
인생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있을까. 우리는 자기만의 세계에서 맹목적으로 살아간다.
사탕의 세계 - 어렸을 때는 저 달디 단 사탕이 내 인생에서 중요했다.
모범생의 세계 - 좀 커서는 공부가 그렇게 중요했다. 누구보다도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가야 한다는 생각. 그저 남보다 더 나아 보이려는 욕구가 제일 큰 원동력이었다.
성공의 세계 - 대학을 가서는 직장, 그것도 화려한 직장. 대기업 같은 건 그저 그렇다. 고시가 아니라면 언론고시라도.
시작은 보이스 피싱이었다. 이마이클이라는 명의의 통장으로 300만 원만 넣어 달라고 내 이름으로 간 메신저 메시지에 아버지는 돈을 주고 말았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했고 이마이클이라는 20살짜리 청년의 친척이 피해를 보상해 주고 선처를 원했다. 결국 손해는 없이 끝났지만 그동안 정신적으로는 많이 힘들었다. 보이스피싱이란 생각보다 정신적 피해가 컸다. 무력감. 자기 비하 등등. 그냥 강도나 도둑과 다를 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 그때는 별로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 번째 사건이 터지고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건 뭔가가 있다. 도대체 연관 없어 보이긴 하지만 계속 발생하는 이 300만 원짜리 사건들은 뭔가 하고 말이다. 누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건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마이클 사건도 그렇고 이 사건도 그렇고 어린애들을 시키고 있다는 것. 이마이클 사건은 군대 가기 직전의 22살짜리 대학생, 지금은 심지어 더 어린 19살 아이. 그 상관관계를 밝히고 싶지만 사실 이 두 사건은 관련이 없다. 그저 나한테 일어난 불행한 일이라는 것 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