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여행 1

갑자기 출발

by ksoo

이스라엘 여행



공항에서부터 당연히 시작이다. 익숙한 공간. 사람들이 많다. 이스라엘 기념품을 조사해 본다. 지난번 남미 여행 때 기념품 조사를 해서 갔더니 실제로 크게 도움이 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략의 포인트는 알 수 있어서 한 번 찾아본다.


무화과 십자가, 낙타 캐릭터 인형, 사해 비누, 아하바인지 하는 화장품 브랜드, 말린 대추과자 - 중동지역 가면 많이 파는 - 뭐 이 정도다. 특별한 건 없다. 나무로 만든 낙타 인형을 한 번 기대해 본다.


원래 여행지 선정을 끝까지 고민하다가 갑자기 정하는 식이라 - 변명하자면 내 방식은 아니다. 동행자의 방식 - 이젠 포기했다. 블로그에서 통곡의 벽에 대한 글을 봤다. 급하게 떠나는 거라 자세히 조사를 할 수는 없었지만 이슬람과 유대교를 가로지르는 벽이라고 한다. 왜 통곡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가서 알아봐야겠다. 진짜 사람들이 거기서 통곡을 하는 건지 말이다. 성지 순례 가시는 분들이 보면 무식하다 하겠지만 이렇게 또 떠난다.


비행기가 출발했다. 지금부터는 사육의 시간이다. 자본주의의 사육이 시작된다. 라운지에서부터 시작된 아깝기도 하고 맛있기도 하고 어쩔수 없다. 일단 다이어트는 끝이다. 이 쾌락과 무절제로 앞으로 몇 달간은 다이어트의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 그래도 돈 아까워서 욱여넣는다.


자리에서 점점 할 일이 없어진다. 먹을 것도 다 먹었고 하늘 위라 핸드폰도 안되고 조명은 어두워지고 어쩔 수 없이 디지털 디톡스를 하며 내 생각이랑 놀아 본다.


에크하르트 톨레가 이 생각이라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된다고 했는데 그 생각을 또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톨레의 말에서 위안을 받는 건 이거다. 우리의 생각 중 감정적이고 소모적인 죄책감, 미래에 대한 걱정 같은 시간에서 오는 고통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되도록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없애려고 조금씩 노력을 하고 있다. 그것 하나만으로 삶이 많이 단순해졌다.


예루살렘에 도착했다. 벤 구리온 공항, 벤 구리온 -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라고 한다. 그리고 바로 택시를 탔다. 전철 같은 게 평소에는 운행을 하는데 지금은 우리도 추석이지만 거기도 무슨 명절 같은 거라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벌써 물가가 비싼 게 느껴졌다. 30분 거리인데 택시비가 거의 10만 원이다.


이스라엘의 명절 - 이게 나중에 여러 가지 변수를 낳게 된다.

호텔 창과 카드키


일단 예루살렘으로 첫 숙소를 잡았다. 현지인들은 제루살렘이라고 발음을 한다. Jerusalem - 오래된 도시에는 늘 있는. old city로 간다. 그냥 역사적 도심지 우리나라라면 4대문 안 같은 곳.


우버와 비슷한 gett를 불러서 탔다. 택시와 성격이 좀 더 비슷한지 마치 카카오택시처럼 차 바깥에 로고를 새기고 다니는 차들도 많았다.


택시 기사가 흥정을 한다. gett로 결제할 건지 아니면 그냥 현금 직거래로 할 건지. 디스카운트를 해주겠단다. 그 편이 대략 알아보고 알던 바로는 더 쌀 것 같아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유대인들의 상인 감각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대부분의 택시 운전사들은 유대인이 아니라 아랍인들이었다. 이 기사도 그랬고 이후 두 명의 기사 모두 그랬다.


예루살렘의 상징은 통곡의 벽에서 볼 수 있는 황톳빛 돌벽인가 보다. 어디든 높은 돌벽이 넘쳐났다. 호텔 근처에도 거대한 벽이 있었다. 어 저게 통곡의 벽인가 싶었지만 그건 아니고 나중에 알고 보니 다윗의 성이었다. 처음 보는 이스라엘의 모습에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기사가 손을 내리라는 손짓을 했다. 군인들의 검문소 - 체크 포인트 - 같은 게 있으면 제지당하는 수도 있다는 식이었다. 사실 주변에 군인은 없었지만 이스라엘의 삼엄함을 처음으로 느껴봤다.


호텔은 오래된 사진 장식들이 무질서하게 붙어 있었다. 예루살렘 대주교의 사진이 제일 많이 붙어 있었고 대주교가 교황이랑 만나는 장면 그냥 큰 사진 등, 그리고 심지어는 모나리자 사진, 오래된 타자기 들도 있었다. 그저 오래된 느낌을 내기 위한 장식물들이 사방에 넘쳤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관광을 위한 헌팅을 시작한다. 바로 앞에 택시 기사들이 있다. 자유 여행 여정의 시작. 로컬 택시 기사와의 흥정. 이 과정을 보면 그 나라의 여행자를 대하는 태도를 짐작하게 된다. 최악은 이집트였다. 사해를 들러서 사막에 있는 숙소까지 가는 여정. 택시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모두 벤츠 E클래스다. 그것도 기사마다 빼먹지 않고 자랑을 했다. 자기 차 메르세데스라고. 일단 택시기사랑 대략의 흥정을 하고 왓츠앱 번호를 교환했다. 해외에 나가면 대개 이 어플을 쓰고 있어 할 수 없이 쓰게 된다. 다녀오고 나선 스팸들이 많이 오기도 한다.


택시를 타고 3시간의 긴 여정을 시작한다. 먼저 사해 - Dead Sea, 들르기. 사해를 가는 과정에서 길 옆의 돌 언덕 위에 계속 뭔가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기사가 말하길 Sea Level이라고 한다. 처음 인지했을 땐 길보다 조금 높은 곳에 표시가 되어 있었다. 점점 가다 보니 이젠 숫자 보드가 크게 붙어 있다. -200 이런 식으로. 해수면보다 200미터 낮은 곳이라는 의미다. 나중엔 -400미터를 넘어가고 있었다.


사해에 있는 해수욕장에 왔다. 너무 더웠다. 온도가 40도는 되는 게 느껴졌다. 뇌정지, 답답함이 느껴지고 자칫하다간 일사병, 열사병 걸릴 것 같은 느낌.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급하게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고 들어간다. 어 물에 뜬다. 사진을 찍어보니 꼭 수심이 야트막해서 바닥에 앉아 있는 것 같지만 아니다. 물에 떠 있는 거다. 뭐 읽는 척하고 사진 찍고 나왔다. 오래 있으면 약한 피부는 쓰라린 느낌이 난다. 염분이 매우 강해서 혹시라도 눈에 들어가면 쓰라려서 난리 난다고 한다.


증명사진 급하게 찍고 다시 사막 쪽으로 향한다. 사해 주변이 너무 더웠지만 그래도 물에라도 좀 들어갔다 왔더니 상쾌해졌다. 사해 해수욕은 좀 신기하긴 했다. 무중력에 떠 있는 느낌.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고 염분이 다른 바다의 몇 배라서 생명체가 없다는 등의 특이한 점도 있지만 해수욕의 그 특이한 느낌만으로도 와볼 만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내국인들의 방문이 많았다.


이제 드디어 사막에 있는 숙소로 간다. Negev 사막에 있는 숙소다. 맞은편은 요르단인 거의 국경 근처의 숙소다. 사막이 이스라엘 영토의 거의 절반에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한 때는 이 쓸모없는 영토는 포기하고 돌려주는 게 어떤가라고도 했다고 한다.


택시 타고 예루살렘을 벗어나기 시작할 때 기사가 그랬다. 자기가 사는 곳이 여기라고 Mount of Olive. 예루살렘은 아름다운 곳이라고. 그래서 물었다. 언제부터 여기 살았냐고.


기사 : 원래부터 살았는데

나 : (음, 그럼 질문을 바꿔서) 아버지, 할아버지도?

기사 : 그렇지.

나 : 이스라엘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나라가 아닌가?

기사 : 우리는 요르단에서 왔어.


더 이상의 대화는 기사가 영어에 능숙하지 않아서 힘들었다. 생각해 보니 사실 이스라엘의 땅에는 예전에는 당연히 팔레스타인 사람들, 요르단 사람들 등이 살던 땅이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현재 이스라엘은 사실상 다민족, 다종교의 땅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천천히 정착하기 시작했고 어느 날 짠 하고 나라를 열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유대인, 아랍인들- 팔레스타인, 요르단 등이 섞인 형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종교, 정치, 국경 등등이 매우 복잡하다. 팔레스타인도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의 자치 수준을 기준으로 abc로 나누어서 관리한다. 요즘 전쟁 상태로 돌입한 가자지구는 과격한 하마스당이 차지를 하고 있다 보니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서안지구는 친이스라엘화 되어 있고 비리가 많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마음 둘 곳이 없어 보인다.


아프리카, 일부 동남아 등 경제 사정이 열악한 곳이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팔레스타인은 어찌 보면 최악인 것 같다. 사회 진출도 장벽이 있고 항상 분쟁의 불안감이 있을 것이고 대형 감옥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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