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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성태 Jan 07. 2017

사과가게의 마술

5th Ave 애플스토어, 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

강남 가로수길에 애플 스토어 Apple Store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애플교인들 마음이 살랑살랑하는듯 하다. 애플은 고객충성도가 너무 높은 기업이다 보니 뻥좀 보태서 애플을 욕하는 사람은 두 부류라고 까지 생각이 든다. 너무 비싸서 또는 물건이 너무 좋아서 (경쟁업체). 20년 가까이 쌤썽Samsung 핸드폰만, 10여년간 레노버 (과거 IBM) 노트북만 써온 고집쟁이 필자는 안티애플Anti-Apple 진영으로 보일수 있을지 모르지만, 애플교 장로급 얼리어덥터 친형 덕분에 10여년간 애플 신제품은 누구 보다 먼저 써보고 애플의 도 늘 동냥으로 업뎃받고 있다. 


기존 이어폰을 없애고 무선 에어팟을 쓰도록 하면서 개당 159달러 (美 세금 고려시 대략 20만원)를 청구하는데도 '닥치고 내돈을 갖고가~'를 외치는 지구상의 수천만 애플 교인들


그런데 애플 교인들에게 예루살렘, 성지는 어디일까? 애플 본사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글쎄.. 경험에 의하면 남들 일하는데 가서 괜히 기웃기웃 해봐야 좋을것도 없겠지만 일반인들이 정작 가볼수 있는 곳은 회사 기념품 샵 정도였다. 이마저도 애플의 명성과 규모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규모. (가난한 벤처사업가인 필자는 애플 본사에서만 판다는 볼펜만 몇자루 선물로 사왔는데 심지어 볼펜마저 예술인지라 선물받았던 사람이 그 볼펜 어디서 샀냐고 다시 사달라는 요청까지 다.)


그렇다면 정작 전세계 애플 광팬들을 열광시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궁극적인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는 어디일까?

애플 스토어는 상점이라기 보다는 애플의 애플을 위한 애플에 의한 문화센터 같다.

그 답은 뉴욕이다. 쿠퍼티노에서 4800km 떨어진 맨하탄, 특히 명품거리 5번가에 위치한 애플(Apple) 스토어가 전세계 490개 애플스토어를 대표하는 대빵상점, 글로벌 플래그쉽 스토어다.  이곳은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할때마다 전세계 애플팬들이 800m에 이르는 줄을 만들어 밤새워 기다리며 신문과 방송의 기사거리를 장식하는 곳으로 유명하며, 애플스토어 중 유일하게 365일24시간 운영된다고 나와있다.

성지순례를 연상시키는 애플스토어




애플사인으로 대표되는 GM빌딩

제네럴모터스 빌딩

이 애플 스토어가 위치한 GM빌딩은 우리에게 GM대우로 알려진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의 하나인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의 건물이었으며 미국에서 단일 건물로 최고가 건물이다. 현재 이 건물의 가치는 34억달러(약 4조원)로 추산되며 몇년전 중국계 투자자에게 지분 40%가 매각되는등 복수의 투자자가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오늘날 GM빌딩 광장 한복판에 세워진 전체가 유리로 둘러쌓인 큐브(정육면체)는 스티브잡스가 특허까지 갖고 있는 유리계단과 투명엘리베이터를 통해 사람들을 지하로 내려보내는데 그들이 향하는 곳이 지하공간에 자리잡고 있는 애플스토어다. 전세계에서 하루 만명 이상, 매년 수백만명이 몰려와 문전성시를 이룬다.

중앙이 투명 원통형 엘리베이터, 그 주위를 타원형 계단이 감싸고 있다.


애플스토어에는 매시간 1000명의 고객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자석이 달려있다.


GM빌딩의 과거

전세계 애플스토어의 사령탑을 건물내로 들여옮으로써 엄청난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받기 시작한 GM빌딩, 하지만, 사실 이 공간은 과거 몇십년간 무엇을 해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죽은 공간이었다. 또한 GM건물에 플래그십 매장이라고 불릴만한 곳은 사실 지하가 아니라 명실상부 자동차 본사건물인 만큼 1층에 있던 자동차 전시장이었다. 

계단으로 내려가면 선큰 플라자 (현 애플스토어),  당시 1층은 영화배경이 되기도 했던 GM의 showroom


자동차 왕국 미국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탈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미국식 번영과 자유의 아이콘, 아메리칸 드림의 결정체였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집에 차가 여러대라고? 아니 한대면 충분한거 아니야?'라는 말이 ''핸드폰? 집에 전화해서 누구 바꿔달라고 하면 되지 개인 전화기가 필요해?' 처럼 들리는 곳이 미국이다. 그만큼 대부분의 미국 지역에서는 차가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개인들 각자가 차가 필요하다. '우리차'가 아닌 '내차'가 필요한 그곳에서는 개인 소비의 궁극적 최고봉은 샤넬백이나 골프세트가 아닌 몇만불씩 하는 자동차였다. 하지만 Made in Japan이 Made in USA의 자동차 시장을 야금야금 차지해 버리고 미국식 번영의 역사가 저물어 가면서 시대변화와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은 기름을 불태우는 자동차가 아니라 욕망을 불태우는 하이테크 전자제품으로 급속히 옮겨갔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속에 신산업의 아이콘과 구산업의 전설이 만나 역사가 이루어진 것이 바로 애플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Apple Store @ 5th Avenue이며 이 사건의 시작은 1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등장인물은 2명, 56세의나이로 안타깝게 우리의 곁을 떠나 많은 애플빠들의 추모를 받고 있는 스티브잡스와 뉴욕의 전설적인 부동산 디벨로퍼 해리 매클로우다.


신산업의 아이콘인 스티브잡스와 구산업(벽돌산업)의 전설인 해리매클로우


트럼프와 매클로우

원래 센트럴 파크의 남동쪽 코너에서 뉴욕 명품거리 5번가 (5th avenue)가 시작되는 초입의 뛰어난 위치에도 불구하고 GM빌딩과 5번가 사이에는 전체가 지하로 푹 꺼진 선큰플라자가 있었다. 그 주위로 지하상점들이 간혹 있기는 했지만 사람들은 굳이 푹꺼진 지하로 내려가기 보다는 그냥 지나치기 바빴고 그곳에는 레스토랑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리테일 공간이 공실로 남아 썰렁하기만 했다. 1998년 이 을씨년스러운 빌딩을 매입한 이가 있으니 그가 미합중국 45대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 옹. 트럼프는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5번가에서 건물로 접근을 막고 있던 이 쓸모없는 공간에 뚜껑을 씌워 파묻어 버림으로써 5번가에서 건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바꿨다. 트럼프는그렇게 만들어진 광장 밑에 레스토랑과 상점들을 입점시키려고 했지만 가뜩이나 썰렁했던 그 공간에 뚜껑까지 씌워버리니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뼈저린 실패였다. 하지만 진정한 혜안이 있는 부동산 디벨로퍼는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게 된다. 그가 바로 뉴욕의 부동산계의 전설로 불리는  해리 매클로다.


이번 대선으로 트럼프 옹이 뉴욕의 대표적인 부동산 재벌로 알려지면서 대중 인지도는 트럼프 옹보다 약하지만 매클로우는 이름만 요란한 트럼프보다 내공만큼은 비교가 안될듯 하다. 매클로우는 2003년 GM빌딩을 매입하기 전에 트럼프가 실패한 2,100㎡에 해당하는 지하 공간에 주목하고 5번가의 랜드마크로 거듭날수 있는 열쇠로 애플을 생각해냈다. 2003년이면 아이팟이 이제 1~3세대를 왔다갔다 할 시기 였고 컴퓨터로 보면 큼지막한 CRT모니터였던 iMAC시리즈가 나오던 때였다. 

당시에는 대단한 혁신이었던 iMAC (~2003)

하지만 무엇보다 애플의 주식가격이 1.5불 정도하던 때 (애플 주가는 2015년 132불까지 올랐고 현재 117불이다)였으니 당시 애플은 얼마나 진흙속 진주였는지 짐작이 간다. 매클로우는 GM빌딩을 매입하기도 전에 이미 애플스토어를 유치하기위해 제안서를 애플쪽에 전달했고 직접 스티브 잡스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서부로 날라갔다. 그의 설득력 있는 프레젠테이션은 21세기 최고의 혁신가 스티브 잡스의 마음을 한숨에 사로잡았다. 5번가 애플스토어가 첫번째 애플 스토어는 아니었지만 패션과 럭셔리의 상징인 명품거리 한 복판에 하이테크 가게를 그것도 지하에 집어넣겠다는건 매우 발칙한 발상이었다. (게다가 미국은 지하공간 활용도가 일반적으로 매우 낮다.) 스티브 잡스는 그때부터 뉴욕 5번가 애플스토어 개발을 위해 발벗고나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애플의 입점시 예상되는 변화와 기회를 믿고 투자에 확신이 선 매클로우도 그 당시 전대미문의 금액인 14억 달러를 '닥치고 내돈 가져가~'를 외치며 트럼프에게 던져주고 그 빌딩 전체를 사들인다. (2003년 기준환율로 1조 6500억원)


고마워 매클로우~ 복받을껴~ (하지만 트럼프가 14억달러에 판 건물은 몇년 후 34억 달러로 평가받는다)


스티브잡스와 큐브박스

기존 90장의 유리로 된 구조물을 15장으로 줄인 애플큐브. 유리한장 가격은 5억원이 넘는다.


사실 50여층에 이르는 오피스 건물의 1층도 아닌 지하층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표면적인 이유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디어로 구현한 큐브디자인에 있을듯 하다. 광장 한복판에 설치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덮고있는 큐브 유리박스는 처음 90장의 대형 유리들을 이어붙여 정육면체의 모양으로 만들어졌고 그 안에는 애플의 상징인 애플로고가 마치 공중에떠있는것처럼 환하게 사람들을 맞이했다. 이후 애플 큐브는 2011년 670만불 (약 80억원)을 들여 15장의 초대형 강화유리로 더욱 세련되고 심플하게 개선되었고, 미국 건축가협회에서는 미국의 50대 걸작 구조물에 이 큐브를 포함시켰다. 스티브잡스의 사후에 사람들은 그의 기념비로 이 큐브를 떠올리게 될 정도로 애플 플래그십의 큐브는 상징적인 의미를가지게 되었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지하의 거대한 애플 스토어는 보이지 않고 광장 한 복판에 우뚝선 투명한 유리큐브와 그 안의 애플 로고만 보게 된다. 그 단순한 유리상자안의 마법같은 사과 간판이 시간단 1000명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애초의 매클로우의 아이디어는 초승달모양, 직선모양, 둥근 모양 등 지금의 큐브와전혀 다른 형태였는데, 스티브 잡스가 큐브형태를 고집해 그의 아이디어대로 완성되어 대박이 터진 것이니그 디자인의 영향은 실로 막강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스티브 잡스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스런 고집)


하지만 전통적인 명품 패션 거리에 하이테크 기술의 전시판매시설을 들여놓은 파격성이나 21세기 최고의 발명품들을 쏟아내고 있는 애플의 브랜드를 건물내로 들여오는 테넌팅을 직접수행함으로써 시들해져가던 건물을 하루 수만명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5번가의 랜드마크로 일약 도약할수 있도록 밑판을 짜고 투자가치를높인 것은 모두 매클로우의 아이디어와 노력이었다. 애플스토어는 연간 수백만명에 달하는 5번가의 관광객과 쇼핑객들을 GM빌딩으로 끌어들였고 건물에 엄청난 활력을불어넣었으며 애플의 유리큐브는 어떠한 아트작품보다도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그 앞에서 플래시를 터뜨리게 만들었다. 매클로우의 안목과 성공적인 투자는 이후 그가 불행히도 2008년미국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해 GM빌딩을 보스턴 프로퍼티스와 미들이스턴 그룹에 넘길수 밖에 없게 되었을때 증명되었다. 매클로우는 당시 채권단들에 의해 뺏기다시피 건물을 내놓을수 밖에 없었지만 28억달러라는 미국 역사상 단일 거래로는 전무후무한 금액으로, 5년만에 매입금액의 두배를 실현할수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전달하고 있는 애플스토어


한국의 애플스토어

한국은 애플입장에서 삼성이라는 경쟁자의 홈 구장이라서 그런지 애플의 신제품이 나올때면 늘 1차 출시국은 물론 2차 출시국에서도 제외되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요즘같이 아이폰이 흔한 시대에도 막상 아이폰 수리를 맡기려고 하면 요즘 세상에 경험하기 힘든 홀대를 당하는 것도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애플스토어가 생기면서 많이 개선될듯 하다. 전세계 20개국에 490개의 애플스토어를 열고나서야 이제 한국에 들어오게 되는 애플 스토어는 1차로 가로수길에 입점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http://it.donga.com/25098/). 현재 신축 건물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강남에서 가장 핫한 가로수길의 한 복판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스토어는 단순히 슈퍼마켓처럼 물건만 계산해 주고 빠이빠이 하는 가게가 아니라 애플의 상품에 대한 교육과 1:1 수리 및 서비스를 받을수 있는 지니어스바 Genius Bar를 운영하며 애플과 관련된 워크숍도 진행되게 된다. 애플 상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면서 애플의 문화를 전파하는 문화센터에 가까운 애플스토어, 한국에서는 어떠한 모습으로 소개될지 기대된다. 

가로수길에 입점할 것으로 보이는 애플스토어@서울 1호점


ps. 쌤성은 애플펜에 대항해 파인애플펜을 속히 준비해야할 것 같다. 삼성돼지털플라자 수준이 아니라 애플과 싸우기 위해서는 현대캐피탈 정태영 대표님을 삼성전자 사장으로 모시면 좋겠다고 끄적거려 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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