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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ipnumsa Dec 08. 2021

교사들이 학생들의 관심사를 따라 갈 필요가 있는가

예상과 달리 사범대로 진학한 장호연이 레포트를 쓴다며 서면 인터뷰를 청해 왔다. 그 두번째 질문이 이거다.  

2. 교사들이 학생들의 관심사를 따라 갈 필요가 있는가? 


학생들의 관심사를 따라 갈 필요가 있다. 대신 그걸로 학생들과 친해지려 하거나, 그걸 수업 시간에 일부러 티를 내는 것은 좋지 않다.

우선 학생들의 신조어를 흉내내 보라. 교사로서 우습게 보일 뿐, 

‘저 선생님이 우리와 세대 차이가 없구나.’ 

하면서 친근하게 느낄 학생은 없다. 오히려 학생들은 

‘교사가 젋은 티 내려고 꼴값하네.’ 

이런 생각을 한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BTS팬이야.” 

이러면 학생들이 

“와, 선생님도 아미예요?” 

이러면서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라고요?” 하거나  

“선생님이 뭔데 청소년들끼리 덕질하는 데까지 끼려고 하세요?” 이런 반응이 나온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같이 할 수 있을까? 교사가 

“나도 배그 좋아하는데 우리 같이 피씨방 가서 배그할래?” 

이러면 일부 남학생들은 좋아하겠지만 아이들 귀에는 마치 회사에서 직장 상사가 신입사원한테 

“오늘 비도 오는데 우리 막걸리나 한 잔 하러 갈까? 내가 쏠게.” 

이런 말로 들린다.

그러면 언제 학생들의 관심사를 따라 가야 하는가?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이다. 국어를 예로 들면 비유, 반어, 역설, 시점, 갈등 등을 배운다고 치자. 교과서에 나오는 시나 소설을 통해 비유, 반어, 역설, 시점, 갈등 등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대중 가요나 영화, 드라마가 알고 보면 교과서의 시나 소설 같은 문학의 일부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관심사를 앍고 있으면,

“너희들이 그냥 부르고 즐기는 노래 가사에도 비유, 반어, 역설 같은 문학이 숨어 있어.”

“너희들이 재미로만 보는 영화, 드라마의 한 장면을 봐. 여기가 이런 시점이고 여기서 갈등이 이렇게 해소가 돼. 시점이 달라지니 내용도 달라지지? 갈등을 어떻게 구성하고 해소하는지 흐름이 보이니까 더 재밌지?”

이렇게 예를 들기가 좋다. 수학, 영어, 과학, 사회 등도 마찬가지로 각각의 수업 내용에 학생들의 관심사를 적용할 수 있다. 

즉, 학생들의 관심사를 그 자체로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인 목적으로 교사가 소화해서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과 상담할 때에도 과도하게 학생들의 관심사를 아는 척할 필요가 없다. 

교사가 

“아, 나도 BTS 좋아하는데? 걔들이 말이야 예전에 방탄소년단으로 데뷔할 때만 해도 내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 상담하는 학생이 어떨 것 같나? 상담에서는 학생이 주로 이야기하고 자기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교사가 말의 주도권을 잡아 버리면 학생은 같은 관심사를 발견하고 친근해지기는커녕 마음의 문이 닫힌다.

교사가 학생의 관심사를 따라가는 방법은 그저, 학생 개개인이 서로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음을 이해하고, 어떤 특별한 관심사를 표현하더라도, 

“학생이 뭐 그런 데에 관심을 갖니?” 

하지 말고 항상 

“아, 너는 그쪽에 관심이 많구나.”

라고 인정하고 수용해주는 방식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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