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집은 하나의 우주였다
서울에 다시 올라와 처음 구한 내 우주는 관악구의 반지하, 전세 3,000만 원짜리 방이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벽지를 타고 물이 흘렀고, 눅눅한 공기는 이제 막 피어 오르려던 내 꿈의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어깨를 짓눌렀다. 그 작은 공간에서 나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집의 진짜 의미를 처음으로 온몸으로 배웠다.
그날의 경험 때문일까. 나는 다른 사람의 집을 볼 때 계약서 너머의 이야기를 먼저 보게 된다. 최근에 만난 두 사람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한 명은 보증금 50만 원에 월세 30만 원. 창문조차 없던 1평 고시원의 문을 열던 스물세 살의 청년이었다. 낡은 캐리어와 책 몇 권이 전부였지만, 그는 그곳을 절망의 끝이 아닌 꿈을 향한 첫 베이스캠프라 불렀다.
또 다른 한 명은 강남의 수백억대 빌딩을 소유한 노신사였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성공의 정점에서, 그는 텅 빈 최상층 집무실에서 느끼는 고독과 외로움에 대해 조심스레 털어놨다. 그에게 넓디넓은 공간은 성공의 상징이면서도 동시에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성과도 같았다.
비 새던 나의 방과 청년의 고시원, 그리고 노신사의 빌딩. 세상의 잣대로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공간들이지만,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그 안에 깃든 삶의 무게는 같다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희망의 무게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는 회한의 무게는 저울에 달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그 이야기들을 기록하려 한다. 나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세상의 모든 공간에 깃든 저마다의 우주를 탐사하려 한다.
당신은 지금, 어떤 우주에 살고 계신가요?
그리고 당신의 우주는, 안녕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