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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집 Nov 18. 2020

9호선-공항철도 직결 사업, 40억에 무산되나

사업 분담금 둘러싼 서울시 vs 인천시 갈등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는 각각 2009년과 2007년에 개통하였다. 그런데 사업 시기가 비슷했던 두 노선에는 한가지 비밀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바로 두 노선은 시공할 때부터 직결운행, 즉 서로 간의 연결 운행이 고려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직결운행은 서로 다른 노선을 열차가 연속해서 달리는 것을 말한다. 승객들은 열차를 갈아탈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열차 운영사는 회차 시간을 줄여 시간을 알차게 사용할 수 있어 좋다. 직결사업에 투입되는 총 사업비는 2,116억원인데, 이 중 1,715억원이 이미 집행되었고, 잔여 사업비 401억원의 편성만이 남은 상황이다. 연결선로 건설도 완료된 상태이다.


그런데 지금, 40억원의 분담금을 둘러싼 서울시와 인천시의 갈등으로 9호선-공항철도 직결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 무슨 일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서울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직결 사업이란?

서울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직결사업은 현재 김포공항까지 운행 중인 9호선을 공항철도와 직접 연결해 인천공항까지 운행하는 사업으로, 1999년부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추진해 온 사업이다.

현재는 인천공항역에서 출발하여 9호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항철도 열차를 이용해 김포공항역까지 온 후,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해야 한다. 그러나 두 노선이 직결되면 곧바로 인천공항역에서 9호선을 타고 서울 강남・강동으로 갈 수 있다. 서울시민들의 공항 접근성은 물론, 인천 서북부 지역인 청라, 검단, 검안, 그리고 계양 등 주민들의 교통 편의성도 크게 개선된다. 이에 더해 8편성이 추가되어 9호선의 혼잡도도 다소 낮아지게 된다. 


앞서 말했 듯 총 사업비 2,116억원 중 401억원의 편성만이 남은 상황이며, 두 노선이 겹쳐지는 김포공항역 인근 궤도 연결 공사는 이미 마친 상태이다. 남은 것은 전기 공급 방식이 다른 두 노선을 동시에 달릴 수 있는 차량을 제작하는 일과 시스템 및 차량기지를 구축하는 일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잔여 사업 비용 분담 문제로 서울시와 인천시의 갈등이 생겼고, 이후 사업은 진행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국비 예산은 2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다시 국고에 반납해야 하는데,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서울시에 교부한 직결노선 차량 구입비 222억원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쪽이 분담금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차량 구입비를 날리게 된 것으로, 서울시는 예산을 다시 따내야한다. 또한 직결 노선에 필요한 차량 발주 및 제작에만 40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초 목표했던 2023년 운행 개시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서울시vs인천시, 사업 분담금을 둘러싼 갈등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직결 노선 차량 제작비 556억원에 대해 서울시가 60%, 정부가 40% 분담하기로 합의했다. 또 시스템과 차량기지 구축 비용 약 401억원도 동일하게 서울시가 60%, 국토교통부가 40% 분담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 수요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인천시도 분담 필요

서울시는 이 직결 사업이 지자체간 경계를 넘는 광역도시철도에 준한다고 판단했으며, 인천 주민들도 혜택을 받는 만큼 수요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인천시도 일정 부분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시스템 및 차량 기지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 401억의 약 10%, 즉 40억 원가량을 인천시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시, 서울시 추진 사업에 비용 분담해야 할 근거 없어

그러나 인천시는 비용 분담을 거부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인천공항 직결 사업의 건설/운영 주체는 서울시이기 때문에 인천시가 예산을 투입할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 인천시장이 이 사업의 추진을 공약으로 제시했던 만큼, 서울시의 독자사업으로 떠미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인천시는, 해당 사업은 20년 전부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에 진행되어왔던 사업이며,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은 지속적으로 사업 추진을 촉구할 것이라는 의미였다고 반박했다.

또한 인천시가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혀줄 것을 서울시에 요구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사실상 서울시의 손 들어줘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어떤 입장을 보였을까? 지난 7월 공개한 서울 지하철 9호선-인천공항 직결 추진현황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9호선 직결은 서울시민과 인천시민에게 많은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으로, 해당 지자체 간 대승적 차원에서 이견 조정 협의를 조속히 완료하고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라고 밝혔다. 사업 분담비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서울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인천시 내 비난의 목소리 거세

인천시민들은 9호선-인천공항 직결사업이 신속히 추진되기를 바라고 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서울 접근성이 좋아져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인천 시민들의 교통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 분담 문제로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고, 이에 인천시 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특히 사업 추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인천시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는데, 사업비를 절대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천시 내에서는 사업 사업 추진을 위해 인천시가 일정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례로 인천시 검단주민총연합회는 최근 카페 회원들을 대상으로 인천시의 비용 분담과 관련해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는데, 투표 참여자의 무려 95.1%가 인천시의 비용 분담에 찬성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인천시 홈페이지 시민청원게시판에도 직결 사업을 추진해달라는 청원 글이 수십여 개 올라왔다. 


그러나 인천시는 분담에 협상할 경우 향후 운영비와 추가 사업비를 부담하라는 요구도 예상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 측이 팽팽하게 맞서며 사업 추진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신속히 서울시와 인천시 두 지자체가 원만한 합의를 이루어 정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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