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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집 Nov 20. 2020

하늘의 별 따기, 10억 로또 과천 지식정보타운 청약

4인 가족 만점도 당첨 보장 못해..

일전에 필자의 블로그에서 과천 지식정보타운 청약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https://blog.naver.com/tankerfund/222097233876

당첨 시 1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른바 로또 분양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이번 달 첫째주에 청약 신청이 있었고, 지난주 월요일부터 차례로 당첨자가 발표되었다. 당첨된 모든 분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만큼 청약홈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청약 열기가 어마어마 했다. 3개 단지 아파트 분양에 무려 57만개의 청약 통장이 쏟아져 나왔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최고 535대 1에 달했으며,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84㎡ 기타 경기 거주자의 경우 무려 52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가 기록한 총 청약 57만건이라는 기록은 역대 청약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기록이다. 한국감정원 청약 홈에 따르면 푸르지오 오르투스는 192가구에 10만 2,693명의 신청자가,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458가구에는 19만 409명의 신청자가, 르센토 데시앙 394가구에는 18만 5288명의 신청자가 몰렸다고 한다. 신청자 수를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고 평균 경쟁률을 기록한 2006년 판교신도시 봇들마을 1단지 청약자 17만 4,818명 보다도 많은 수다.


9개월만에 등장한 만점통장까지, 고가점 청약 통장에 4인 가족은 울상

이런 상황에서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84㎡ 기타경기 청약에서는 84점 만점 통장까지 등장했다. 만점인 84점은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을 모두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이다. 경기도 청약에서 만점 통장이 나온 것은 지난 2월 경기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이후 9개월만이다. 또한 해당 주택형의 기타경기 지역 당첨자 평균 가점은 78.66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발표된 과천 르센토 데시앙과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70점 내외에서 커트라인이 형성되었고, 평균 당첨 가점 역시 70점을 넘어섰다. 단지와 평형, 타입, 청약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청약에서 고가점 청약 통장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가점이 높은 자들의 잔치가 되면서, 4인 가족은 가점을 꽉 채워도 당첨이 어렵게 되었다. 첫날 당첨자를 발표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의 경우, 청약에 당첨되려면 가점이 최소 69점은 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배우자와 자녀를 둘 둔 사람이 만 30세부터 15년간 무주택자 신분을 유지하고, 청약 통장 가입기간도 15년 이상 채우면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가 69점이다. 사실상 4인 가족이 당첨될 확률은 거의 없는 셈이다.


왜 이렇게 청약이 과열된 것일까?

이전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공공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많게는 10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공급물량의 절반을 추첨으로 뽑는 85㎡ 초과 물량이 다수 포함되어, 저가점자와 1주택자들에게도 좁지만 당첨의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서 청약 가점제로는 당첨을 기대할 수 없는 저가점자와 1주택자들도 대거 몰렸다. 실제로 절반을 추천으로 선정하는 85㎡ 초과(501.8대 1)의 경쟁률이, 가점으로 선정하는 85㎡ 이하(411.4대 1)보다 훨씬 높았다. 또한 지식정보타운 내 3개 단지의 청약 일정은 동일하지만 당첨자 발표일이 모두 달라 중복 청약이 가능했고, 여기에 준강남권이라는 좋은 입지 조건까지 더해지면서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인 것이다.

 

과열된 청약시장, 극소수에게만 돌아가는 이익

올해 들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71대 1로, 지난해(31.6대 1)보다 두 배 이상 치열해졌다. 경기·인천 역시 지난해 10.4대 1에서 올해 31.4대 1로, 경쟁률이 3배가량 높아졌다.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 로또라 불리는 시세 차익 액수가 10억대로 커지고, 세 자릿수의 청약 경쟁률이 일반화되면서, 로또 분양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어마어마한 청약자들이 몰린 것도 분양가와 주변 시세의 막대한 차익 기대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번 분양의 시세 차익 총액은 무려 1조 5천억원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청약 광풍이 주거 안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저렴한 가격에 주택이 공급됨으로써 주변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명분으로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는데, 분양가를 낮게 통제할수록 아파트 공급은 줄어들고, 청약 경쟁이 심해지면서 당첨 가능성은 점점 낮아진다. 실제로 올 상반기부터 분양을 준비하던 서초구의 래미안 원베일리, 강동구 둔촌주공 등의 대단지 분양도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여파로 계속 밀리고 있다.


이렇게 청약 광풍이 사그라들줄 모르는 상황에서 주택채권입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주택채권입찰제는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해 시세 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분양받는 사람이 분양대금 외에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신규 아파트 청약을 받을 때 청약 희망자가 채권 매입 희망액을 써내면, 금액이 높은 순서대로 아파트를 분양해주는 일종의 경매 제도와 비슷한데, 분양가에 채권 매입가격을 더한 실질 분양가는 주변 집 값과 비슷해지게 되고, 시세 차익은 줄어든다. 시세 차익이 줄어들면 분양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고,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 거품도 제거할 수 있다. 과거 판교 등에서 85㎡ 초과 중대형의 주택을 대상으로 시행된 적이 있는데, 2013년 이후 폐지되어 지금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


정부 역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청약시장 과열로 이어지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채권입찰제 도입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채권시장 영향, 수요자의 부담 증가 등 여러가지 고려할 사항이 많아 도입 여부에 대한 결론은 아직 미지수라고 한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재화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며 생긴 어마어마한 시세차익이 단 0.001%의 극소수에게 돌아가는 것은, 시장 질서 및 사회 전체의 형평성 등에 어긋나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한껏 달아오른 청약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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