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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집 Jan 29. 2021

서울 공공재개발·미니재건축에 빌라값 급등.

서울시 빌라 실수요자들은 울상

날이 갈수록 올라가는 집값과 청약 경쟁률 때문에 내 집 마련에 대한 갈증은 더욱 심해져만 간다.


이런 현상이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공급 부족’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여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ex.강남)의 공급이 적고 덕분에 그 지역의 집값은 날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대규모 공급을 예고하며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은 상태이다.


정부가 내놓은 공급 방안 중 비교적 성공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공공재개발사업의 후보지 8곳이 최근 정해졌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은 이미 정비계획안이 마련돼 검토와 심사가 용이한 기존 정비구역 12곳을 대상으로 했다. 이 곳은 모두 역세권이고, 그간 사업성 부족이나 주민 갈등으로 정비구역 지정 이후 평균 10년 이상 사업이 정체된 사업지다.

광화문역 인근 공공재개발 사업지

국토교통부는 이런 지역의 용적률을 300%까지 완화할 계획이며, 분양가 상한제에서도 제외하여 수익성을 높여주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함과 동시에 사업비 융자 등의 공적지원을 제공하여 재개발사업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렇게 제공되는 신규 주택에서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물량의 절반은 공공임대, 수익 공유형 전세 등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로써 청년이나 신혼부부, 고령자의 주거안정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공공재개발을 통해 사업 추진을 저해하는 장애요인을 해소하면, 역세권에 실수요자가 원하는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곳들로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이런 식으로 선정된 후보지에서 공급 가능한 물량은 약 4만 7000호로 추산된다.


이번에 후보지로 선정된 8곳은 주민 동의를 거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공 시행사로 지정된다. 이후 서울시는 공공재개발 특례가 적용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이르면 연말까지 ‘공공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최종 확정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위와 같은 일정으로 시행할 예정이며,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공재개발 사업지에 투기자금이 유입되지 않도록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고, 3월에 추가로 지정할 후보지의 분양받을 권리 산정 기준일을 공모 공고일인 지난해 9월 21일로 고시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즉, 3월에 지정되는 후보지에 지금 투자해도 분양권을 받을 수 없으니 투자를 목적으로 주택 매입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어 관계자는

용도변경으로 용적률을 현행 대비 평균 182% 포인트(P) 상향했고, 이를 통해 세대수는 58% 증가했다. 일분 분양분 수입도 증가하면서 조합원 분담금도 조합 단독 재건축 계획 대비 평균 37%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 말하며 공공재건축의 긍정적인 점을 언급했다.


국토부는 오는 3월까지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를 선정하고, 심층 컨설팅과 주민 동의를 거쳐, 3분기에 선도 사업지를 확정할 방침이다. 게다가 4월까지 2차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 공모를 받을 예정이다. 따라서 재건축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역세권의 사업지들이 공공재건축의 혜택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밖에도 서울시는 미니 재건축을 통해 공급을 더 늘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공 소규모 재건축을 통해 5800여 가구의 구축 주택을 2023년까지 1만 가구로 확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이다.




소규모 재건축 사업은 사업구역 1만㎡미만, 기존주택의 세대수가 200세대 미만인 노후 주택단지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미니 재건축’ 사업이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립이나 빌라 단지 등이 그 대상이다.


이 재건축 사업은 일반적인 재개발이나 재건축 정비사업과 달리 사업 규모가 작고 이해관계자가 적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안전 진단이 필요 없어 사업 절차도 상대적으로 간소하다. 때문에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업의 규모가 작은 만큼 일반분양 등을 통한 이익을 얻기 힘들어 사업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강남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만 사업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공공이 주도하여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진행한다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강남권 구축 빌라 사이에 섞여있는 신축빌라들

서울시는 준공 30년이 지나 이 같은 공공소규모재건축 사업에 참여 가능한 주택 대상지가 총 1070곳, 6만여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현재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단지는 76곳이다. 사업이 완성되면 오는 2023년까지 현재 5856세대를 허물어 9950세대를 공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공공 소규모 재건축 사업의 법적 상한 용적률은 300%인데, 최근 통과된 법안에 의해 공공 주도로 소규모 재건축이 추진될 경우 120%의 추가 용적률을 받게 된다. 덕분에 최대 360%까지 용적률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서울시는 이후에도 남은 1000여 곳(약 6만 가구) 중에서 조합설립 등을 통해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추가적인 주택 공급 역시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수요자가 부담 가능한 수준의 주택 공급을 위해 앞으로 SH가 공급하는 공공분양주택은 모두 지분 적립형 분양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분 적립형 분양주택이란 최초 분양 시 토지와 건물 지분의 20~25%만을 취득해 입주하고, 이후 4년마다 10~15%씩 균등하게 나눠 취득함으로써 20~30년에 걸쳐 주택의 소유권을 확보하는 제도이다.


이 지분 적립형 분양주택을 통해 로또 청약을 막을 것이며, 2023년까지 1150호, 2028년까지 1만 5900호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공공재개발과 소규모재건축 사업으로 투기 세력 역시 빌라에 몰려들고 있다. 지난 19일 집코노미가 마포구청의 정보공개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일대 재개발 추진 지역 세 곳에서 지난해 건축허가를 받은 빌라 등 신축 다세대주택은 85채로 집계됐다. 4~5층짜리 빌라에 보통 10가구가 들어선다는 가정하에 1년 사이 약 850가구가 증가한 셈이다. 마포구 외에도 용산구, 성북구 등 재개발 기대감이 있는 다른 지역들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점점 재개발이 가시화되며 빌라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2020년 서울의 연립, 다세대 주택 매매 가격 변동률은 8.18%로 2007년(8.87%) 이후 가장 높게 기록됐다. 가격 상승이 이뤄지는 와중에 거래량도 늘었다.

늘어나는 빌라 가격변동률

지난해 총 5만 6323건으로 4년 만에 최대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빌라 공급 방식인 후분양 대신 선분양 방식을 택하는 곳도 증가했다. 건축허가만 받은 뒤 공사는 시작도 안 한 상태에서 분양을 받는 것이다. 이 현상을 본 한 공인 관계자는 “사업이 진행될수록 가격이 오르다 보니 입주권 자격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건축주 입장에서도 자금조달에 유리한 편”이라고 말했다.

빌라 매매건수도 증가

이처럼 단독주택을 허물고 빌라를 짓는 건 재개발사업의 분양 대상자를 늘리는 대표적인 지분 쪼개기 수법이다. 빌라를 건축해 여러 가구로 쪼개 팔면 늘어난 입주권만큼 수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후반 뉴타운 사업이 한창일 때도 이와 비슷한 수법이 만연했다. 하지만 조합원이 늘고 일반분양이 줄어드는 만큼 사업성이 하락하며, 재개발 사업의 필수 요건인 노후도를 떨어뜨리는 단점도 있다.


만약 이런 상황에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가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이런 공공재개발 지역의 빌라를 매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앞서 다뤘듯이, 공공재개발구역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업 공모일인 지난해 9월 12일 이후에 빌라를 매수한 이들은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못한다. 대신 현금으로 보상을 받게 되는데 이게 얼마나 큰 보상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이다.


어떻게 보면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공급을 위한 정책이 빌라 시장에 불을 지핀 셈이다.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아파트값도 오르고 빌라 가격도 올라 살 곳이 없어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실수요자들이 미래에 살기 위한 주택이 아닌 당장 살아갈 주택에 대한 대책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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