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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집 Feb 05. 2021

늘어나는 지식산업센터. 하지만 공실률도 높다.

ex.동탄2, 광교, 위례 등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상가 등의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국적으로 공실이 늘어가는 상황이지만 업무용 부동산(오피스)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공실률이 11.2%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동분기(11.5%) 와 비교했을 때 약간의 감소는 있었지만 큰 차이가 없는 수치였다.

반면, 매매 거래량은 증가했다. 2019년 3780건이었던 매매 건수는 2020년 4297건으로 약 13.7% 상승하며 어려운 시기에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업무용 부동산(오피스)이 시장에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며 오피스의 대표격인 *지식산업센터 역시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을 영위하는 자와 지원시설이 복합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3층 이상의 집합건축물을 말한다.


지식산업센터는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공급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신규 승인 및 변경 건수가 총 141건으로 집계됐고, 이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현황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2020년 역시 전년도 대비 8건 증가하며 6.02%의 상승을 보였고, 이는 5년 전에 비해 127.42% 증가한 수치이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비교적 대출이 자유롭게 가능하며, 세제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최근 1인 및 소규모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소형 오피스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어서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모든 부동산이 그렇듯 투자를 한다고 무조건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 상황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나 ‘공실’ 문제이다. 공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수요가 따라준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동탄 2신도시의 지식산업센터에는 입주기업을 찾지 못해 비어 있는 사무실이 넘친다.

비어있는 2동탄의 상가들

작년 10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 2신도시의 한 지식산업센터는 1층 상가를 포함해 80% 이상이 공실로 남겨졌다. 심지어 이 건물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지식산업센터가 건설 중이었다. 들어올 기업은 없는데 인기가 많은 상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작정 지식산업센터를 짓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동탄2신도시가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도 아니다.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동탄 신도시는 개발 초기때만 해도 ‘동탄 테크노밸리’를 조성해 주거와 일자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자족 도시를 표방했다. 하지만 2008년 개발이 시작되고 13년이 지난 현재가지 전체 상업 · 업무 시설 용지 74만 3000㎡ 중 55%가 아직 주인도 없는 빈 땅으로 남아 있다.


동탄 신도시의 경우 주변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위치해 있어 협력사들의 공장, 사무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협력사를 비롯한 회사들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장을 옮길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삼성 협력사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잘 뚫려 있고, 이사 비용과 직원들의 출퇴근 여건을 생각하면 굳이 동탄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니 동탄역 주변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대형 지식산업센터에 공실이 넘치는 것이다. 동탄에서 지식산업센터를 분양 중인 한 시행사 대표는 

“입지가 좋은 곳도 입주율이 70~80% 수준이며, 외곽은 절반 이상 비었다고 보면된다. 보증금 500만원인 10평짜리 사무실의 월 임차료가 2017년엔 5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30만원까지 내렸다.”

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비어있는 위례신도시의 상가들

또 다른 신도시 역시 다를 게 없다. 위례신도시와 수원 광교신도시는 강남 접근성이 높아 집값은 많이 올랐지만, 상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위례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위례광장로 대로변 1층 상가에도 ‘임대’간판이 붙은 점포가 많고, 외곽 지역의 한 오피스텔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상가가 거의 다 비었다. 광교 역시 지하철역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은 빈 상가가 넘쳐난다.


유명 대기업들이 주변에 위치한 동탄, 광교 신도시의 상황이 이런데 파주 운정, 양주 옥정 등 경기 북부에 조성된 2기 신도시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지역들은 수요가 워낙 적어 수년째 상권 형성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텅 빈 사무실

현 정부는 새해 들어 수차례 주택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3기 신도시 건설 시에 기존 신도시보다 상업 · 업무 시설을 대폭 늘려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아래는 2기, 3기 신도시의 자족용지 비율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이를 보면 3기 신도시는 기존의 2기 신도시보다 자족용지에 비율을 높게 구성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전체 면적 대비 자족 시설 용지 비율은 3기 신도시가 16.4%고, 2기 신도시는 6.7%이다. 2배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이다. 3기 신도시 중 자족 시설 용지 비율이 가장 낮은 남양주 왕숙 신도시가 동탄 신도시(공실률 55%)보다 2배 이상의 용지 비율을 가진다.


주변에 대기업이 위치한 동탄 신도시도 공실률이 이렇게 높은데, 경기 북부에 위치할 왕숙 신도시가 어느 정도의 공실률을 기록할지 가늠이 안된다. 동탄보다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면 기록했지 더 적지는 않을 거라고 쉽게 예상이 가능하다.



이처럼 큰 인센티브도 없이 무작정 자족 시설 용지를 늘려 지식산업센터를 짓는다면 3기 신도시 역시 2기 신도시와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어설프게 자족도시를 만들려고 지식산업센터의 비율을 늘리는 것보단 차라리 집을 더 짓는 것이 수도권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LH연구원은 “1·2기 신도시는 물론 3기 신도시도 자족 용지 비율을 높게 설정하는 방식을 고수해 토지 미(未)매각 문제를 유발한다”며 “개발 초기에 자족 용지 규모를 확정하기보다는 수요에 맞춰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밀한 수요 예측 없이 ‘자족 도시’ 목표에만 집착하면 대규모 공실을 유발해 오히려 도시의 자족성을 해친다”며 “서울과 인접한 3기 신도시는 자족 시설보다 주택 건설을 늘리는 게 집값 안정이나 국토의 효율적 이용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어서 2기 신도시 때보다 여건이 나은 편”이라고 낙관했다.

과연 국토교통부의 생각처럼 3기 신도시가 자족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단순히 자족 시설의 비율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책적으로 자족 도시만의 메리트를 제공하여 기업들을 유치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식산업 센터 관련하여 투자를 하고자 하는 분들은 지식산업센터의 공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합니다. 공급이 늘어난 만큼 공실이 날 위험도 높아지고 있으니 입지, 배후수요, 교통환경, 상품구성 등을 잘 따져서 공실 위험이 적은 곳에 신중하게 투자해야 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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