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분 동안

바보

2020.12.04.23:09-23:18

by 지숲




“아무거나 생각나는 한 단어 말해 봐!”

“바보!”

“…”


그래서 오늘 10분 쓰기 제목은 바보가 되었다.


나는 주로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 말을 쓰는 것 같다. “바보!”

나는 사람들이 자기 욕망대로 살고 있다고 믿는데, 욕망을 포기하는 사람들조차 욕망을 포기해서 얻어낼 무언가 - 욕망 없는 자에게 흔히 따라오는 이타적이라는 평가, 칭찬, 인정, 타인을 위협하지 않는데서 확보되는 자기 위치의 안전함 따위를 욕망하고 있다고 보는데, 누군가를 두고 ‘바보’라 할 때는 그가 자기 욕망을 감각하지 못하거나 오해하고 있을 때, 그래서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용기를 내지 못할 때다. 그 외침은 안타까움과 질타가 섞인 비명이기도 하다. 실은 나는 욕망을 감추고 그럴듯한 이미지를 덮어씌운 사람들보다는 자기 욕망에 충실한 사람들을 좋아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 그러니까 바보 아닌 사람들. 아닌가. 솔직한, 나를 포함한 이 직선의 사람들이 어쩌면 더 바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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