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3.23:34~43
주둥이를 물고 날숨을 후욱 - 불어내면 그만큼 풍선이 커졌다. 풍선 하나를 제일 크게 불고 얼른 매듭을 짓고 또 하나를 제일 크게 불고 아까운 숨이 조금이라도 빠질 세라 또 금방 매듭을 지었다. 세 번째. 세 번째 풍선을 입에 다시 물 때 쯤 머리가 띵하고 볼이 얼얼했다. 교실에는 풍선 수십 개가 찼다. 얌전하게 있질 못하고 두둥실 올랐다가 누군가 살짝 건드린 손에 금세 방향을 틀어버리는 풍선처럼 애들은 풍선을 불다 말고 방정맞게 웃어댔다. 슬기는 금방 싫증이 났다. 좀 지친 거다. 슬그머니 일어나 발에 통통 걸리는 풍선을 일곱 개쯤 건드리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어라, 복도에 풍선 하나. 초록색이다. 후다닥. 인기척에 돌아보니 복도 끝에 청수다. “어? 야!” 하지만 청수는 빛이 새어들어오는 모서리 쪽으로 곧 사라졌다. “야! 너 어디가?” 슬기도 후다닥 뛰었다. 초록색 풍선이 두둥실 떠올라 창문에 통 부딪혔다. 창밖으로 막 운동장에 접어든 청수의 정수리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