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분 동안

위장

2020.12.15.22:15~25

by 지숲


착하다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착하다는 사람들은 사실 착하다기 보다, 착하다는 인정 욕구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네가 참 착하구나.” “고맙다.” 하고 그걸 알아채고 짚어 말해주지 않으면 대개 서운해하고 삐지고 심하면 미워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이런 말을 참 많이 들어본 나는 눈치도 없고 야박한 사람인가 보다. “왜… 그렇게까지 했어?” “내가 해달라고 하지도 않았잖아.” “내가 왜 고마워해야 해..?” 이런 말이나 하고 있으니 정말 그런가 보다.


반면에 솔직한 사람들은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더도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대개 솔직하다. 자신을 수용하는 사람은 타인도 수용한다. 남들이 알아주길 바라서 하는 선행 같은 건 하지 않는다. 그냥 하고 싶으니까 할 뿐.


솔직한 사람은 용기있다. 누가 뭐라건 스스로에게만큼은 정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며 나는 감동한다. 착하다는 사람들 중에는 비겁한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머리 속으로 마음 속으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한다. 혼자서 상상하고 혼자서 계획하고 혼자서 상처받고 혼자서 미워하고.


그럼에도 요즈음은 그런 생각을 한다. 착하다는 사람들에게 “착하다. 고맙다.”고 말해주자고. 그게 내 진심은 아니지만 그정도 위장은 해도 좋지, 그런 생각. 값싼 위로 보다는 뼈 때리는 한마디 하는 동료가 되고 싶지만, 그런 거 고집 피울 일 아니다,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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