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분 동안

어제

2020.12.16. 10:04~10:14

by 지숲


가버린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가버린 아침, 가버린 지금 이 순간. 아침 6시반에 눈을 뜨자마자 생각했다. 오늘 산에… 갈까. 갈까. 가지 말까.


일주일 전부터 한겨울 쨍하고 맑은 하루라고 예보된 오늘 날씨를 수 차례 확인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산에 갈 거야. 그렇게 결심을 새기고새겨 맞이한 날, 아침을 다 보내고 10시가 되었다.


아침을 다 보낸 건 아니다. 지도를 펼쳐놓고 루트를 짜고 시간을 계산했다. 4시간, 넉넉하게 잡아도 5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어보인다. 동지에 가까운 날, 해가 빨리 떨어지니 4시에는 하산을 마쳐야 한다. 늦어도 11시에는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시각은 10시 13분.


‘어제’라는 주제를 받자마자 생각했다. 주저하는 나를 산으로 보내기 위한 주문이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가장 청명한 곳에서 보내자. 늦어도 11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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