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7.22:15~25
혜성. 그렇게 써있었다. 청수의 실내화에는. 발 바깥쪽 복숭아뼈 아래에서 시작되어 뒤꿈치로 빠지는 시접을 따라 ㅎ ㅖ ㅅ ㅓ ㅇ 이렇게 써있었다. 좀 특이하긴 해도 혜성이 분명했다. “혜성?” 청수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뭐가.” “네가 쓴 거야? 히읗 예 시옷 어 이응, 혜성이라고.” “… 그래, 왜?” “아니, 뭐…”
청수는 좀 짜증난다는 듯 쳐다보더니 이내 말했다. “누나가 사준 신발이야.” “이 실내화가?” “아니, 내 등산화.” “에? 웬 등산화?” “누나가 사준 등산화가 ‘HELIOS’야.” “헬리오스랑 혜성이랑 등산화랑 실내화랑 그게 다 무슨 상관인데?” “얘는 혜성이고, 내 등산화는 헬리오스고. 그런 거야. 이유가 뭐가 필요해.” “신발 마다 이름을 지어?” “신발이 이렇게 둘 뿐이야.” 말도 안돼. 오늘 뭐 신고 왔는데? “그건 신발이 아니고 그냥… 신발이지.”
신발에 영혼이라도 묻은 걸까? 청수는 알쏭달쏭한 소리를 계속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