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1.23:35~23:45
- 동지
슬기다. 아침부터.
- 아, 오늘이 동지! 내일부터 해가 길어지겠네.
- 달리기
- ... 다음은 네 글자로 문자 보낼거야?
- 길어지는 해 따라 달릴까?
슬기는 자꾸 뭘 하자고 한다. 이번엔 달리기.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달려야 한다고 말한 건 사실 내 쪽이었으니까. 실제로 달린 건 물론 슬기 쪽. 그렇다고 슬기가 꾸준히 달린 건 아니었고 아주 간헐적으로 달리러 나갔다가 벌겋게 달아오른 셀카를 찍어 보내오곤 했다. 답장을 보냈다.
- 응. 희망해!
- 하지까지!
하지까지면 반 년이잖아. 재작년에 신년 기념으로 한 달 내내 날마다 달린 적이 있었다. 쉽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았다. 하지까지면, 쉽지 않겠지만 어렵지도 않겠네. 그래도 그런 결정을 무슨 아침 댓바람에 갑자기 하냐, 어휴... 이번에도 적당하게 애둘러 피했다.
- 응. 바라!
- 하지까지, 주 3회. 아니다, 2회!
주 2-3회라. 길어지는 해 따라. 그래, 달리긴 해야 해. 달릴 수 있다는 건 중요하지. 사냥하고 도망치고 쟁취... 그건 아니고, 단단하게 살아야지. 중력을 밀어내며. 길어지는 해 따라...
- 그러자!
- 뭐? 진짜? 오늘부터?
- 계획은 항상 내일부터지!
- 그치? 나도 오늘보단 내일부터 뛰고 싶어!
- 그러자! 달리자!
- 얏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