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분 동안

알바

2020.12.22.09:54~10:04

by 지숲

석간신문배달, 녹즙배달, 주방보조, 홀서빙, 수학 과외, 미술 과외, 미술학원 강사, 어린이책 리서치, 페이스페인팅, 커피 파는 빵집, ... 여기까진가. 내가 해본 알바. 많지 않네.

최초의 알바는 석간 신문 배달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와 함께 국민일보 기지국에 가서 신문배달을 시켜달라고 했다. 36부를 반으로 나눠 18부씩 친구와 둘이 나눠서 했고 일주일 만에 짤렸다. 받은 급여는 1,000원. 한 집에 반복해서 신문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이상했다. 그 집에 넣었는데. 배달 부수가 많지 않고 우리는 어려서인지, 집집마다 기억이 났다. 하지만 사장님은 믿지 않았고 기지국에서 나와 지나는 굴다리시장에서 받은 1,000원으로 머리 핀을 샀다. 커다란 리본이 나풀대고 머리카락 전부를 한 데 묶어 꽂을 수 있는 큰 핀이었다.

가장 최근의 알바는 별주막 뗌빵 알바다. 갑자기 손님이 밀어닥쳐 일손이 부족할 때나 사장님이 급하게 다른 일정이 생겼을 때 말 그대로 뗌빵을 일을 했다. 짧으면 두어 시간, 길면 10시간, 집중해서 일하면 5~10만 원 급여를 받았다. 급히 투입되는 거라 최저시급보다 넉넉하게 챙겨줬던 것 같다. 이제는 별주막 직원이 되었지만 간혹 그렇게 일하게 될 때는 월급여에 보태 예전에 알바할 때처럼 시급을 더 받는다. 내가 얼마 더 일했는지 달력에 기록을 해야 놓치지 않고 받을 수 있는데 나는 종종 쓰지 않는다. 최고 매출을 갱신하던 주막이 코로나19로 자꾸 어려움에 처하게 되어 일일이 챙겨받기가 저어된다. 적자 폭은 상상 이상으로 커서 내가 1-2만 원 덜 받는다고 주막 사정이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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