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21:28-38
낡은 양말, 팬티, 극세사 행주, 그런 것들이 내 걸레다.
지금 사는 집 이전에 원룸에 살 때는... 거기는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걸레질로 내 집의 모든 바닥을 훔쳤다. 신기한 것은 그럴 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많은 머리카락과 먼지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지금 사는 집은 감히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단 방이 둘에 거실이 상당히 넓고, 뭣보다 바닥 장판을 걷어낸 터라 바닥 걸레질이 용이하지가 않다. 거기다 방 하나엔 대마로 엮은 자리까지 깔아서 걸레나 비질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3분의 1이나 발생해버렸다. 이 집에 막 이사왔을 때 나는 정말 돈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빚을 진 정도는 아니고 단순 수입의 규모가 정말 작았는데 그 와중에 청소기를 사지 않기는 어려웠다. 대마 자리에 쌓이고 끼이는 먼지와 머리카락이 설령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논에 선했다. 거기다 그 좁은 어기 - 전에 살던 원룸 - 도 걸레질을 단 하루를 걸렀을 뿐인데도 어마어마한 먼지를 생산해냈기 때문에. 결국 샤오미에서 나온 신상 청소기를 주문했다. 샤오미 드리미. 다이슨 정도의 흡입력에 가격은 반 아래였댜.
하지만 청소기는 아시다시피 한계가 있다. 걸레질은 그 어떤 21세기형 청소 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의 과제를 해결한다. 낡은 양말로 창틀을 닦고, 낡은 팬티로 바닥을 훔친다. 그러고 버리는 게 이 물건들들 걸레로 쓰는 미덕이건만, 나는 그러질 못하고 빨고 또 빨아 몇 번이고 쓴다. 실상 멀쩡하기 때문이다. 양말과 팬지, 극세사 행주가 쌓아 넘치는 이 순간, 어쩌면 나는 더 열심히 청소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