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3.13:12
내가 하는 사업이 광화문에 본사 빌딩을 올리고 그 공간에 수많은 직원들이 모여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은 건 올 겨울이었다. 나의 일은 내가 전부 헤아릴 수 있는 규모일 거라고 나도 모르게 제한을 두고 있었다는 걸 깨달은 건 좀 된다. 1등을 한다던가, 큰 업적을 남겨야 한다던가 하는 야망을 미뤄놓은 건 아주 젊은 날의 선택이었다.
내 분수에 대한 자각이라기 보다는, 욕구가 없었다는 게 맞다. 비싼 옷을 입는다든가, 넓은 집에 산다든가, 성능이 뛰어난 기계를 소유한다든가 하는 욕구는 내게 없었다. 거기다 헤아릴 수 없는 스케일이 굴러갈 때 내가 나를 제어할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이 나의 야망까지도 축소했다.
어느날, 모든 존재는 날개를 펼치고 영역을 확장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갸우뚱 했다. 저는 안 그런데요? 그런 내게 다시 질문이 돌아왔다. 스스로를 거세하고 사는 건 아니에요? 다시 한번 들여다보세요.
그후로 1년여, 아니 그 이상 시간이 흘렀고, 지금은 그걸 들여다보는 걸 지나 주어진 생을 전부 다 살아보려고 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