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분 동안

스타일

by 지숲

스타일은 섹시한 걸 추구한다. 낡고 후줄근하고 몸매가 드러나거나 노출이 있는 옷이 좋다. 그게 섹시한 거냐고 되묻는다면 적어도 나는 그렇게 여긴다고 답할 것이다. 빛바래고 목 늘어난 셔츠에 청바지나 면바지를 입은 남자는 우선 호감이 간다. 물론 그런 옷이 잘 어울리려면 몸매가 좋아야 한다. 약간 마르고 잔근육으로 다부진 몸을 그을리고 얇고 질긴 피부로 감싼 남자들을 섹시하다고 느낀다. 그런 체형은 대개가 뼈마디가 불룩 튀어나와 있고 나는 곧잘 그 아름다움에 눈을 떼지 못한다.


일종의 코드를 읽는 것 같다. 몸을 쓰는 사람, 몸을 고르게 쓰는 사람일 거라는, 그 몸이 해 아래서 바람과 먼지 속에서도 버텨왔을 거라는, 삶의 척추가 바로 서고 작은 일상들이 탄탄할 거라는, 허영이라곤 없을 거라는, 편견이 있다. 들 사람의 야성을 탐하는 생명의 본능 같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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