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15.15:20
평생 누군가 소유한 물건을 받거나 사거나, 내가 소유한 물건을 나누고 버리고 고쳐쓰는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선지 단 하나 가진 그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고 고장내지 않고 오래 쓰려고 애쓴다. 펜 같이 작은 물건은 빌려달라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펜이 그것 하나뿐이어서 꼭 챙겨서 돌려받는다. 그렇다고 낡을까 닳을까 애지중지하지는 않는다. 깨지고 긁히고 더러워지는 건 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더러우면 빨고 닦으면 되고, 깨지고 긁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그렇게 아끼는 물건의 리스트를 지금은 문득 쓰고 싶다. 소중하니까. 날마다 메고 다니는 책가방, 산에 갈 때마다 메고 다니는 등산배낭, 색깔 예쁜 텀블러, 요가매트, 안방에 깔린 대마 자리, 한복 모티브로 지어진 빨간색 비단 치마, 나의 수첩과 노트들,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