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고 정말 지독한 입덧을 하던 시절,
의지적으로 찾아보던 영상이나 사진들이 있었다.
검색어는 “손녀바보, 손주사랑” 같은 것들이었다.
사진과 영상 속 모르는 어느 할머니 할아버지가
당신 손주를 보며
예뻐 죽겠다는 표정으로 크게 웃고 계시거나
사랑에 푹 빠진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계신 모습을 보면
어쩐지 눈물을 쏟으며 감동을 받았고
기나긴 입덧을 참아 낼 힘도 조금 낼 수 있었다.
물론 내가 해야 마땅한 효도지만,
오래도록 무뚝뚝하고 살갑지 못한 딸이었던 내가
부끄럽고 용기내지 못해
아직도 표현 못하는 말과 마음들을
아이를 통해
엄마 아빠가 받으실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게 참 힘이 됐다.
사진 속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 아빠의 눈빛을 보며
문득 그때를 생각한다.
아이는 존재만으로도
엄마, 아빠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어주었다.
여전히 부족한 딸인 엄마는 너에게 참 고맙다.
고마워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