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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소 Jun 23. 2021

자리

여기 앉아 있습니다.


책상 위 작은 스피커에서

노랫소리가 나직이 흘러나오고

살짝 열어 둔 창 틈으로 드문 드문 드는 바람에

얇은 커튼 자락이 느리게 흔들립니다.


고개 돌린 창 밖에는

집으로 들어야 할 햇빛을 모두 머금은

짙푸른 색 나무들이 바람을 따라 이는 윤슬처럼

잎사귀를 반짝입니다.


작게 흐르는 노랫소리

드는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자락

위로는 햇빛을 전부 머금고

아래는 짙푸른 색 나뭇잎

어느 구석이 조금씩 닮아 보이는 것은

딱히 이유가 없겠습니다.


시간이 내려앉은 집 안에

나도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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