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앉아 있습니다.
책상 위 작은 스피커에서
노랫소리가 나직이 흘러나오고
살짝 열어 둔 창 틈으로 드문 드문 드는 바람에
얇은 커튼 자락이 느리게 흔들립니다.
고개 돌린 창 밖에는
집으로 들어야 할 햇빛을 모두 머금은
짙푸른 색 나무들이 바람을 따라 이는 윤슬처럼
잎사귀를 반짝입니다.
작게 흐르는 노랫소리
드는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자락
위로는 햇빛을 전부 머금고
아래는 짙푸른 색 나뭇잎
어느 구석이 조금씩 닮아 보이는 것은
딱히 이유가 없겠습니다.
시간이 내려앉은 집 안에
나도 앉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