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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MA Feb 08. 2023

"00님은 정말 멋진 사람인 것 같아요."

생각이 길면 용기는 사라진다.

사람의 인생은 단 한 줄의 문장으로도 바뀌곤 한다. 나는 주로 내 인생을 바꿔줄 어떤 글이나 문장을 찾아 나서곤 했다. 그리고 내 인생을 크게 울린 문장은 "생각이 길면 용기는 사라진다"였다. 


첫 사회생활엔 모든 것이 물음표였다. 배워야 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넘쳐났다. 그런데 도대체 누구한테 배우냐고! 사회는 학교가 아니다. 질리게 들은 말이지만 정말 저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모르는 건 언제든지 물어봐요, 하고 질문을 반가워하는 선생님과 교수님은 없다. 너무 바빠 보여 도저히 말 걸 수 없는 사람들만 가득한 공간에서 몇 번이고 수첩을 들었다 놨다, 메신저 창을 켰다가 닫는다. 그렇다고 묻는 말에 신경질 내거나 대답하지 않을 사람들이 아니란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 질문 공포를 이겨내기란 어렵다. 그렇게 내 자리에서 혼자 만의 싸움을 치르다 겨우 묻곤 했다. 그러다 저 문장을 보게 되었다. 어떤 행동엔 고심과 계획이 필요하겠지만, 때로 어떤 행동에는 빠른 판단과 실행력이 필요하다. 그게 사회에서는 더더욱 많아지더라. 메시지 전송을 누르고 답이 오는 그 몇 초에서 몇 분, 회의를 나누는 그 30분에서 한 시간을 버티고 이겨내면 된다. 그러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된다. 하지만, 이건 사회생활에서의 이야기다. 


생각이 길면 용기는 사라진다. 1년이 채 안 되는 취준 기간 동안 정말 불안했고 힘들었다. 첫 목표와 다르게 일단 넣고 보자는 식의 지원을 하다가 된 취직이었다. 그럼에도 첫 취업이 너무 기뻤다. 그러나 벗어남의 기쁨은 정말 오래가지 않았다. 자꾸 두고 온 목표와 꿈이 생각났다. 동시에 취준의 불안도 떠올랐다. 생각이 길어졌다. 퇴사하면 뭐 하지, 근데 그렇다고 이 회사에는 난 뭐 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또 여러 가지. 결단이 필요했다. 분명, 나는 도전하는 삶을 좌우명처럼 삼으며 살았다. 하고 싶은 건 해보자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에 도전했다. 그런데 그 모든 삶의 태도가 사회생활이라는 벽 앞에서 희미해졌던 거다. 하지만, 저 문장으로 다시 선명해졌다. 그렇게 퇴사를 결심했다. 퇴사 날 앞으로 뭘 할 거냐는 팀장님의 물음에 하고 싶은 거 다해보려고요, 고생도 해보고요! 라며 당당히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철없다 싶지만, 그땐 정말 그런 마음이었다.


정말 멋있는 사람, 근데 이제 불안을 곁들인. 나의 경우 멋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인데 기분이 좋으면서 동시에 그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남모를 고민도 겪는다. 왜 내가 멋있다는 거지..? 친구의 대답에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너의 도전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 그래 도전. 그래서 나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매번 불안하지 않다면 그건 정말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버티고 있는 이유는 내 안에 내재된 그 문장 때문이다. 생각이 길어져 용기를 아주 잃어버리기 전에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해보지 않아서 겪는 후회보다는 더 나은 선택이라는 작은 희망도 포함해서 말이다. 


한 줄의 문장, 한 편의 글이 인생을 바꾼다면, 나도 조금 보태고 싶다. 멋있는 사람이라는 칭호에 정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동시에 다른 사람도 멋있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나도 모를 미래의 도전을 기록하고 알리고 싶다. 그래서 아 나도 저런 사람 정도는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내지는 오 나도 그렇게 해볼까?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면 나로서는 성공이다. 도전하는 모습이 멋있다면 나만 멋있을 수 있는 건 아닐 거다. 우리 함께 멋있어지는 그날까지 일단 써보려 한다. 부디 함께해 주시길...!


P.S - 마침, 이 글을 쓰면서 또 생각이 길어진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내 마음이 전해지고는 있는 걸까...? 하는 걱정이 나를 감싼다. 빨리 올려야겠다. 부족하지만 우리 함께라면 할 수 있겠지, 멋있는 우리네 인생을 위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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