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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MA Jun 17. 2023

여름밤 묵상

기, 록함

머리가 덜렁거리는 선풍기의 소음이

방을 메운다


고요한 밤의 소리가 

심해를 이룬다면


강제로 된 어떤 소리는

해면 그 어디쯤을 맴돈다


그사이 일렁임은

오로지 나만이 느끼는

굴곡


시끄럽고 소란스럽다

조용하고 적막하다


온갖 것이 충돌하고 부서지며 섞인다

탁해지고

진득해지고

마침내 풀어진다


도무지 끝날 줄을 모르는 짓


어느새 고개를 잔뜩 숙인 선풍기만

그저 제 자리에서

털털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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