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부자 지지 추천 #1. 달리기

제가 해보니 이거 참 재밌습니다요?

by 지지 zizi


[취미 부자 지지 (zizi) 추천]

#1. 달리기

1-1 : 초보 러너의 20일 달리기 후기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터라 (떠올려보면 그걸 꽤 잘해서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수학, 사회, 과학 이런 교과 과목보다는 미술, 음악, 체육 등 예체능을 잘했던 것 같다.) 당연히 어른이 되고서도 여러 가지 운동을 시도했는데 대략 헬스, 수영, 복싱, 크로스핏, 등산, 필라테스, 요가, 클라이밍 등이다. 운동이라면 무엇을 해도 중간 정도는 해내서 새롭게 도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주변에서 직접 해보고 추천해 준 운동으로는 달리기, 크로스핏, 필라테스, 등산 등이 있었는데 가장 최근에 시작하고 이거 오래 할 수 있겠다고 느낀 것은 달리기다. 사실 저혈압 인간으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에너지를 쓰는 운동은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크로스핏, 권투 후에는 어지러움을 느낀 적이 몇 번 있다.) 하여 달리기는 내가 강도(속도)를 조절할 수 있겠다 생각 했고 2025년 5월 20일 새벽 처음 홍제천을 달렸다.



약 20일 동안 매일, 두 달간 꾸준하게 새벽 달리기를 하며 느낀 좋은 점 몇 가지를 적어본다.


1.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된다.

보통 새벽 1-2시에 자고 아이들 등교시간에 맞춰 7시 반쯤 일어나는 생활을 꽤 오랫동안 했다. 워낙 잠이 없는 편이고 해야 할 일도 많아 수면 시간이 딱 그 정도였지만 괜찮았다. 허나 새벽에 일어나 달리기를 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일찍 잠을 자게 되었다. 너무 적은 수면 후 달리기를 하면 낮에 피곤함이 밀려와서 꼭 정해둔 시간에 자려고 한다. (12시. 진짜 늦으면 1시) 12시에 잠들면 6시 반 알람에 벌떡 일어날 수 있고 이 덕분에 하루를 더 길게 쓰는 기분이 든다. (평소에 자던 시간만큼 자면 알아서 눈이 떠지는 날도 늘어나고 있다.)



2. 오늘도 이거 하나는 해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누군가 그랬다. 아침 10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질 수 있다고. 야행성 인간으로 거의 평생을 살았던 터라 미라클 모닝? 그거 나는 절대 못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때가 부끄러워질 정도다. 나도 하니까 되네? 그리고 정말 미라클 모닝 맞네! 자기 전 다음날 해야 할 일을 메모장에 적어두는 습관이 있는데 아이들이 학교 가기도 전에 (내 기준 이른 시간에) 이미 큰(?) 일 하나를 해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와 기분이 좋다.



3. 매일 보는 같은 곳인데 마치 다른 곳 같이 느껴지는 매직.

집에서 홍제천까지 약 1km 정도. 한 번도 안 쉬고 달려 홍제천 입구에 도착하면 녹색 풍경과 흐르는 물, 새와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분명 같은 장소임에도 매일 다르게 느껴지는 마법 같은 시간. 어? 저 새는 처음 보네. 이쪽으로 달리니까 뷰가 정말 다르구먼. 내일은 저만큼 더 가야겠다. 이런 생각들을 하며 뛰다 보면 어느새 3km. 돌아오는 길은 조금 빠른 걷기를 하는데 그러면 또 다른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코스는 일부러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경로를 선택하는데 그 재미가 또 쏠쏠하다. 우와! 이런 게 있네! 여기는 나중에 다시 와봐야겠다. 아~ 여기가 여기구나. 멀지 않았네? 다르게 보려고 한 게 아닌데 다르게 보이는 신기한 경험!



4.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재미있다.)

이 시간에 이렇게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첫날 달리기를 할 때 놀랬던 점이다. 매일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어르신들부터 젊은이, 아이들과 강아지들까지) 만날 수 있고 관찰하기 좋아하는 나는 그 시간이 참 재미있다. 시간 여유가 있는 주말에는 벤치에 앉아서 보고 오기도 한다. (그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 자주 한다.) 며칠 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할머니께서는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를 밀며 내게 이렇게 소리치셨다.

"천천히 달려! 조심해!"

반사적으로

"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이어 다시 뛰는데 왜인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 웃음이 났다. 모르는 이가 나에게 안부를 전하고 그에 답하는 경험이 얼마만인가. 특히나 그게 아침 일찍이라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을 것 같은 너낌적인 너낌.



5. 아이들의 아침도 바뀐다.

매일 새벽 1-2시에 잠이 드니 무거운 눈을 가벼이 뜰 방도가 없었다. 잠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일찍 일어나기는 힘든 사람. 8시가 다 되어 겨우 일어나 허둥지둥. 항상 마음이 바빴다. 그러니 아이들에게도 빨리빨리 서두르자. 얼른얼른하고 나가자. 목소리가 커지고 물통이나 준비물을 빠트리는 실수도 잦았다. 하지만 요즘은 달리기를 하고 돌아오면 7시 반 (몇 시에 나가든 이 시간에는 돌아오려고 한다.) 자고 있는 남편과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 준비를 한다. 아침을 다 차리고 아이들 옷을 챙겨주고 씻기. 아이들 양치 후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간단하게 집을 치운다. 가끔 시간이 그래도 남아 다 같이 (가능하면 남편도)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어휘 일력에 있는 내용을 읽어보기도 한다. 최근 조금 일찍 집을 나서게 된 첫째는 (친구들과 걸어서 학교에 간다.) 서두름 없이 여유롭게 가고 둘째도 빠트린 것 없는지 확인할 시간도 생겼다. 그렇다. 이런 여유가 있으려면? 내가 일찍 일어나 여유를 만들었어야 했나 보다.



6. 건강해짐을 느낀다.

한참 운동을 안 하던 몇 년 전에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 계단을 오르면 (겨우 3층까지) 숨이 가빴다. (이만큼 올라오는데 헥헥 댈 일인가 싶었다.) 지금은 웬만한 거리는 뛰어도 다니고 피곤함도 덜 느낀다. 아마 체력이 좋아지고 있는 거겠지? (운동도 그렇고 3개월 이상 무엇이든 꾸준하게 하다 보면 변화를 스스로 느낄 수 있다.) 운동을 이렇게 매일 하는데 건강한 음식까지 먹는다면 건강이 더 좋아지겠지? 그래서 최근에는 철저한 식단까지는 아니지만 매끼 너무 과하게 먹지 않으려고 애쓴다. (고백. 아직까지는 탄수화물 중독 상태이긴 하다.)



시간, 장소 구매받지 않고 하고 나면 기분 좋아지는 좋은 취미를 알게 되어 즐거운 요즘이다. (자세도 그렇고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 란 생각도 한다.) 몸이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즐기는 취미로 남길...






지지 zizi

집에서는 두 딸의 엄마와 K - 장녀, 일터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한 공예가, 삶에서는 매사 긍정적이고 계획, 실천,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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