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세포야. 이번엔 꼭 가줘.
2025년 4월
두 번째 수술 날짜가 다가와 나름의 준비를 했다. 가장 먼저 아이들 등교와 하교를 누구에게 부탁할지를 찾았고, 다음으론 수술 후 회복이 될 때까지 스케줄 (학원 라이딩이나 다른 이벤트들) 등 계획을 치밀하게 짜두었다. 당일 날, 수술이 이른 시간이고 운전을 하지 못하기에 (수면 마취를 해서) 7시 반쯤 집을 나섰다. 지하철 또는 버스를 타고 매일 출근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생각되던 새벽이었다. 곧 수술이라 떨린다거나 걱정이 된다거나 그렇진 않았지만 집으로 돌아올 때는 힘들 수 있겠지? 예상은 조금 했다.
3년 전 기억을 더듬어 당일 수술실에 갔는데 내 이름이 없다. 응?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오늘이 아닌가? 그럼 언제지? 분명 카톡을 받았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 보내준 메시지를 다시 확인해봐 주셨다. 이번 수술은 분만실에서 하네요. 휴 - 다행이다. 그래도 오늘이구나. 간호사님의 친절한 안내를 받고 당일 수술장에서 나왔더니 아빠 엄마가 와있었다. 왜 나오냐 하셔서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같이 분만실로 걸어가는데 걱정 섞인 엄마의 한숨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간호사님께 이름을 이야기하고 자리를 안내받았다. 탈의하시고 누워계시면 다시 설명해 드리러 올게요. 반지, 피어싱을 빼고 누워있으니 금방 오셔서 패드에 서명을 받고 항생제 반응을 위해 주사를 조금 놔주셨다. 두 번째 수술이라 꽤 덤덤했지만 저번처럼 마취가 너무 오래 안 깰까 그건 좀 걱정이 되었다. 들어가기 전 아빠 엄마에게 점심시간 지나도 나오지 않으면 식사 먼저 하세요~ 했는데 역시나 밥이 대수냐. 한 끼 안 먹는다고 큰 일 안 생긴다! 는 대답이 돌아왔다.
수술대에 누워 분주하게 준비를 하시면서 완전 잠이 안 들 수 있어요.라고 하시는데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잠이 안 들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불안을 느낄새 없이 10에서부터 거꾸로 세는데 7이 되기 전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응애응애 저 멀리서 들리는 아기 울음소리에 조금씩 정신이 들었다. 정신이 거의 다 돌아왔을 쯤에도 아기는 계속 울고 있었는데 아 여기 분만실이었지. 깨달을 때쯤에는 울음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수술 부위에 출혈이 있는지 없는지 봐야 해서 한 시간 정도 지켜보고 갈게요. 카톡으로 언제쯤 나갈지 전해드리고 조금 더 누워 있었다. 쉬는동안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읽을 책 등을 떠올려보며 시간을 보냈다.
아빠가 집까지 데려다주시고 아이들 픽업도 해주셔서 방에 계속 누워있을 수 있었다. 졸리진 않았지만 일어나기는 어려웠고 그 덕에 꽤 오랜 시간 잠을 잤다. 3년 전에는 이렇진 않았던 것 같은데... 두 번째 수술이라 그랬을까. 나이를 3살 더 먹어서였을까. 한 달간은 무거운 물건은 들지 말고 무리한 운동도 하지 말고 최대한 휴식하라고... 늘 강박처럼 뭔가 하고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쉬는거야. 라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편안했다.
한 달 뒤 다시 검진을 해보고 고위험군 세포가 잘 제거되었는지 보자 하셨는데 결과가....
다음 주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