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도 우산이 뒤집히고 바지가 다 젖었었지.
그때는 차가운 겨울비였는데, 눈속에 발이 푹푹 빠지는 지금 왜 갑자기 그 생각이 떠올랐을까?
가끔씩 점점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두렵지만, 그렇다고 딱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
계절이 지나가도 놓지 못하는 끈이 있다.
주춤하는 사이 다음 계절이 그렇게 또 스쳐버리고,
가벼운 껍데기만 남아서 이리저리 흩뿌려지는 감정의 끈을 안타까워하고 만다.
''추운 겨울에 바다속으로 한없이 빠져드는 눈을 본 적 있어요?"
" . . . "
지나간 계절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홋카이도. 2018. 1.
홋카이도, 201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