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로 가는 길
태국 방콕
짝뚜짝 주말시장
Mo Chit역.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Chatuchak Weekend Market가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토요일이라 운이 좋게 짜뚜짝 주말 시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짜뚜짝 주말 시장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온갖 것을 다 팔았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부딪치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과일 상점에서 썰어진 파인애플을 구입했다. 시큼한 파인애플을 입에 쑤셔 넣으면서 시장의 물건을 구경했다.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 구경도 참 많이 했다. 많은 나라에서 관광 온 듯 다양한 피부 색깔을 가진 인종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버스를 놓치면 야간에 치앙마이로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짜뚜짝 시장을 얼른 구경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하루 더 지체하게 되면 숙박비를 더 써야 했기 때문에 전략적인 판단으로는 새벽 버스가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근처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136, 145번 버스를 타면 북부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다. 버스터미널은 버스 종점이었다. 136번 버스가 오자 탔다. 기사에게 버스터미널에 간다고 했다. 그러자 버스를 잘못 탔다고 반대편에서 타라고 한다. 그래서 길을 건너서 잠시 기다리니 136번이 왔다. 요금을 내려고 하니, 기사가 요금을 내지 말라는 거였다. 애초에 승객에게 요금을 받는 장치가 없었다. 이 버스는 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들을 위해 운영되는 공짜 셔틀이었다.
북부버스터미널
터미널에 도착했더니 어마어마한 인파가 있었다. 태국은 위아래로 긴 나라인데, 이 북부 터미널은 북쪽에 있는 태국의 도시들로 뿌려지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여길 온 거였다. 터미널 크기도 축구장 4개는 합쳐 놓은 것처럼 큰 규모였다. 어디나 그렇듯 사람들은 버스를 기다리기 전에 과자나 음료, 음식을 먹으며 지루함을 견디고 있었다. 나는 치앙마이로 향하는 티켓을 다행히 구할 수 있었다. 표를 구한 시간은 오후 5시였는데, 야간 버스는 오후 7시에 출발 예정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영혼이 증발된 듯, 초점 잃은 동태눈으로 표적 없는 무언가를 응시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길바닥에 철퍼덕 앉아 있었다. 나도 그렇게 버스를 기다렸다.
7시가 되자 인솔자가 나타났다. 인솔자를 따라 2층 버스에 탑승했다. 당시 2층 버스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 바로 출발할 줄 알았던 버스는 오후 9시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지루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지경이었는데, 슬슬 시동이 걸리고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버스는 칠흑같이 어두운 도로를 달리고 또 달렸다. 버스 내 불이 모두 꺼지고, 나는 눈을 감아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