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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틴틴문 Jan 31. 2020

백사장이 예쁜 코란섬(산호섬)

여유롭고 평온한, 평화롭던 그때

태국 파타야


코란섬

  8시에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이끌리듯 창문에 다가가 밖을 보았다. 해가 떠오르고, 파란 하늘이 보이는 기분 좋은 날씨였다. 높은 빌딩에 가로막혀 바다가 조금 보였지만, 조금이라도 바다가 보이면 기분이 좋았다. 12월 21일 오전부터 22일까지 늦은 밤까지(어쩌면 23일 새벽 일지 모른다) 거의 이틀 동안 잠을 못 잤다. 하루 전 새벽 동안 있었던 일, 바로 전날 파타야에 와서 겪은 일이 마치 오래전 일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여행을 떠나면 모든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만 같다. 지나고 나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말이다. 많은 걸 보고, 느끼고, 겪고, 맛보고, 맡고, 생각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숙소에서 본 바깥 모습



  재홍과 난 조식을 먹기 위해 1층으로 향했다. 파타야 이후엔 무조건 최대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 예정이기 때문에 조식은 기대할 수 없었다. 호텔 조식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워낙 음식을 가리지 않기도 했지만. 바게트, 식빵 등 빵을 골라 토스트기에 넣었다. 그동안 소시지, 요구르트, 스크램블 에그 등을 접시에 담았다. 맛있게 후식까지 챙겨 먹었다. 빈 접시가 나오기 무섭게 직원이 치워갔다. 


  코란 섬(산호섬)에 가보기로 했다. 들어가는 방법을 몰라 해안에 있는 현지인에게 물어보았다. 현지인은 해안에 정박된 보트로 안내했다. 보트 주인은 우리에게 코란 섬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얼마냐고 물었다. 편도 2000바트(우리나라 돈으로 약 7만 6천 원 정도)라고 했다. 너무 비싼 것 같아서 거절했다. 사실 가이드북에 의하면 코란 섬으로 향하는 소형 여객선이 있다고 했다. 코란 섬까지 향하는 여객선은 인당 30바트 정도로 아주 저렴했다. 썽태우를 택시처럼 타고 가더라도 2000바트에 비해 아주 저렴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선착장까진 거리가 좀 되니까 서 있는 썽태우를 타고 흥정했다. 보통 버스처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썽태우는 계속 승객을 태우고 이동한다. 노선이 비슷하면 타고 있다가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리며 적당한 비용을 내면 된다. 하지만 서 있는 썽태우는 정확한 목적지까지 택시처럼 데려다준다. 대신 비용이 많이 올라간다. 나와 재홍은 흥정해서 150바트(약 5천700원)을 내고 선착장으로 향했다. 내려준 곳에서 정면을 보면 배를 탈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코란섬(산호섬)으로 향하는 소형 여객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과 시간표



  배는 오전 7시, 10시, 12시, 오후 2시, 3시 반, 5시, 6시 반 파타야에서 코란 섬으로 향한다. 반대로 오전 6시 반, 7시 반, 9시 반, 12시, 오후 2시, 3시 반, 4시, 5시, 6시 코란 섬에서 파타야로 향한다. 파타야로 돌아오는 시간을 잘 기억했다. 코란 섬에서 또 노숙을 하긴 죽어도 싫었기 때문이다. 표를 사고 2시 배를 탔다. 12시 배는 이미 출발하고 없었기 때문이다. 잠시 배 위에서 대기를 하니 배가 출발했다. 파타야 해안이 벌어졌다. 하늘 높게 뻗어 있던 호텔들이 작게 보였다. 그렇게 약 30분 정도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니 꽤 큰 섬이 보였다. 그 섬이 코란 섬이었다. 



코란 섬 모래사장



  코란 섬엔 일광욕을 즐기는 서양인이 많았다. 특히 러시아인이 코란 섬을 많이 찾는다고 했다. 백사장을 걷다가 누워서 하늘을 봤다. 하늘이 정말 예뻤다. 잠시 후 일어났는데, 이곳 모래가 너무 작고 얇아서 카메라에 들어갔단 사실을 알았다.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날리는 그런 모래였다. 버튼 사이에 모래가 끼어서 잘 눌리지 않았다. 가장 걱정이 되었던 건 셔터를 누르는 버튼이 말을 잘 듣지 않는 거였다. 난처했다. 겨우 모래를 빼내고 후후 불면서 만지작거렸다. 다행히 셔터가 눌렸다. 휴. 갑자기 허기가 져서 식당으로 향했다.  



코란섬 식당에서 먹은 파인애플 볶음밥과 새우튀김, 파파야 무침



  파인애플 속을 긁어낸 알맹이와 밥을 볶은 뒤, 다시 그 안에 채워 넣는 볶음밥을 주문했다. 파파야 무침이라고 마치 우리나라 무 절임 같은 맛이 나는 요리도 주문했다. 파파야가 익으면 마치 망고처럼 달콤한 맛이 나고 노란색으로 색이 변한다. 그리고 새우튀김을 주문했다. 세 가지 요리를 먹으면서 바깥을 보는 데 아름다운 애매랄드 빛 바다가 보였다. 이곳에 온 것이 행복했다. 


  밥을 다 먹고 섬을 산책하기로 했다. 장사꾼이 계속 따라붙었다. 오토바이를 태워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탈 비용도 없었고, 걸어서 충분히 산책할 거리라 여겨서 거절했다. 걷다 보니 나무로 된 다리가 보였다. 그곳을 통과하니 작고 예쁜 백사장이 나타났다. 한적한 이 해변에서는 현지인들이 그들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 같았다. 오래 머물고 싶었다.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코란의 작은 해변



  동양인보다 서양인이 많이 찾는 코란 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마지막 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곧 출발하는 돌아가는 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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