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던 나에게
잉크
너 똑바로 안 해?
그것밖에 못 해?
실망스럽구나!
수많은 독기가 모여 응어리진다.
실타래처럼 엉키며 둥글게, 둥글게 몸을 만다.
결국 뭉칠 대로 뭉쳐진 녀석들, 혹은 녀석은
결국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흘러내린다.
네가 바랬던 인생은 이게 아니었을 진데
나의 모자람이, 나의 머뭇거림이 모여
너는 결국 한 번 뻗어보지도 못한 채
웅크려 몸을 말고
끝내는 떨어진다.
바닥에 부딪쳐 깨진 너는
사방에 검은 피를 뿌리며 터져버린다.
한 편의 시가 될 수도
한 줄의 명언이 될 수도
한 소절의 노래가 될 수도 있었던
너는 그저,
얼룩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