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모른다 25
세상에 나의 편을 갖지 못했다 느끼는 건
어쩌면 모두의 편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역할 때문이 아닐까
세상에 내 편 하나 없다 느끼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단 하나 남은 편이 되어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무색 무취의 사람이 되고파
온 사람들이 신경 하나 안 쓰고
자기 편한 대로 그저 한숨 돌렸다가
떠나갈 때도 미련 남지 않을 사람
물 마른 자리도 자국 있는데
네 한숨 사라지기만 할까
뚜렷한 사람 오더라도
티끌 남기지 않는 사람
저지른 잘못 잊어주고
안고 온 부담 버려주는
늘 새로 마주하여 매일매일
설레는 만남 될 수 있는 사람
입김 불어 어둠 몰아내는
민들레처럼 핀 가로등빛 닮은
한 줌
그리움 되고파
22.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