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

시집 『내가 다 안아 주겠다』 수록작

by 나문수

이름으로 마음을 퍼내다

엎질렀더니 당신이 되었다


손이 떨렸는지 마음이 모났는지

떨어진 데 젖은 모래는

나 흙이라며, 오는 말이 다르다


저무는 은쟁반에 모셔 놓을까

바다가 깊은 걸 날 탓하지 마시길

저마다 가슴속에

이름 없는 바다 하나쯤 두고 있으니


갈빗대로 물결치는 마음

그러나 이런 일엔 잔머리가 없어


수평선에 난파하여 바닷물을 머금고

짠 물거품을 꽃다발처럼 꼬르르

꼬르르…


- 나문수, 「난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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