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대해 생각해 보다
좋은 시란 무엇일까
의미불명의 난해함
혹은
더 이상의 이해가 필요치 않은 명료함
마음이 보여주는 길을 그대로 펼쳐내는 일
시인의 단어를 따라
문장이 만들어진다.
그걸 길이라 부를 수 있을까.
누구도 가지 않았던 흙길 위
눌린 낙엽과 자갈에 뒤섞인
유심히 봐야 길인줄 아는 한 사람의 발자국.
치밀하게 짜인 설계도에 따라 건축하는 일
단어는 엄선되고
문장은 도면에 따라 지어진다.
완벽한 구조 속에선 마음이 갈 곳을 잃어,
그림 같은 모델하우스의 공간 속에서
우리는 숨 쉴 틈을 찾아 헤맨다.
설계하되 충분한 여백을 둘 것
정의하되 반박의 여지를 둘 것
시는 확장의 세계
반쯤 열린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빛줄기 속
떠오르는 먼지를 붙드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