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못한 말
해야 했던 말
끝내 하지 못한 말
떠나보낸 줄 알았던 글자들이
거기 있었다
구석 한편에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채.
너의 모양이 궁금하여 가만가만 손으로 쓸어본다
두텁게 너를 지키던 군사들이 시야를 멈춘다
한 발 전진하면 두 발 후퇴하는 날이 이어진다
그렇다 해도
온전한 너를 만나기까지 얼마가 되든 나는 기다리련다.
조각난 글자들이 벌판에 흐드러져있다
오늘 주운 파편의 귀퉁이가 어제의 그것과 맞아떨어지길 소망하며
본진으로 돌아가는 길
가벼운 두 손이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