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 K.G
[그대의 죄는 무죄요]
[그래요?...
납득이 안 가는군요.
원망과 증오가 가득하고...
내 안에 소중한 무언가를 소멸시키고...
많은 이들을 수도 없이 내 속에서 몇 번이나 죽였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전 당연히 감옥에 갈 줄 알았는데...]
[그대는 이미 감옥 안에 있는데, 굳이 또 들어갈 필요가 있겠소?]
난 네 내면의 금고 비밀번호를 쉽게 알아낼 수가 있어
난 네 내면의 금고를 쉽게 열어 낼 수가 있어
왜냐고?
금고에 애정이 있는 인간일수록
금고를 꽉 쥐고 있는 인간일수록
그 집착 때문에
지문을 훨씬 선명하게 남기거든
흔적을 싫어하고
흔적을 부정하고
흔적을 외면하려 하면서도
계속 같은 흔적을 남기게 하는 것이
죄의 본성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