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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혜 Aug 19. 2020

정해져 있던 기준들

다채롭게 살아가기를

대학시절 전공 시간에 중국어 단어 시험을 쳤다. 결과는 나 80점, 친구 90점. 옆에 있던 친구가 내게 묻는다. 어? 나, 하나 뭐 틀린 거지? 그러더니 한참 동안 시험지를 들여다본다. 알고 보니, 시험문제는 9문제였고, 그러니 만점은 90점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 모두 100점을 만점의 기준으로 두고, 틀린 하나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무의식중에 알게 모르게 정해진 기준들이 있다. 남과 비교한 행복의 기준, 인생을 살아가는 속도의 기준. 행복을 느끼는 데 있어서 나만의 기준을 가지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는 것 같다. 이번 생은 글렀다며, 지난날을 되돌아봐도 우리에게 남겨진 건 틀린 흔적이 아닌, 살아온 흔적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요즘 친구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꽃길도 걷고, 똥 길도 밟으며 다채롭게 살고 싶어 라는 말이다. 좀 더 다채로운 청춘의 흔적을 남기며 고민하고, 의심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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