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일기

상상력을 발휘하자

by 단팥빵의 소원

예전엔 거짓말 일기를 꽤 많이 썼다. 이게 뭐냐면 ‘나는 오늘 거짓말로 일기를 써봐야지’ 하고서

내가 다른 어떤 사람인 것처럼 상상하여

그의 입장으로 일기를 써보는 거다.

처음엔 이틀 이상 쓰기가 힘들다. 민망하고, 왜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쓸 소재도 생각이 안 나고.

그래서 나는 일단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그 주인공들, 좀 더 발전하면 그 주변 인물들의 시선에서

일기를 썼다. - <원태연의 작사법>, 원태연 - 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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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 놀이가 따로없다. 거짓말일기라니 재밌겠는걸.......?

MBTI에서 N의 비중이 높다. 현실에 '지금 있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상하는 '상상러' 사춘기에는 더 심했던 것 같은데 일하다보니 S의 감각이 더 크긴하다.


괜히 촉이 맞지 않으면서 '보이는 것' 뒤의 맥락, 가능성, 숨은 의미를 찾다보면 나만 피곤해지는게 사회생활이다. 근거없이 해석하게 되면 쓸데없는 감정(F)까지 불러오니까 가면을 쓰고 S스럽게 할일만 딱 하려고 한다. 그런데 또 그러면 인생이 참 재미없잖아. 그래서 이런 취미놀이도 재밌을 것 같다.


N의 능력을 키우는 거짓말일기. 여기서 재미있는건 나의 입장을 마음껏 바꿔보는거다. 40대 여성의 입장으로 써보기도 하고, 10대 중2병 온 남자아이로 빙의해보기. 결혼하고 나서 뭔가를 잃어버린 중년남자의 서글픔도 상상해보고 말이다.


그리고 나는 사람보다 사물, 동물의 입장으로 거짓말일기 쓰는게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나와 다른연령대 사람보다 사물이나 동물을 의인화하는게 더 흥미진진하다. 가사를 쓴다고 하면 감정적인 공감대는 약하더라도 호기심 강한 사람들에게 '재밌는데'라는 자극을 주지 않을까 싶다.

진짜 놀이처럼 느껴질 것 같다는.


내 입장은 그렇지만 최대한 다양한 방향으로 적어보는게 작사에게는 도움이 되겠지 싶다.



너가 추울 때는 나에게 기대.

한 때 너는 나를 내팽겨 두었지만,

한철에만 나를 찾는 니가 서운하기도 하지만

내가 태어난 이유는 그거니까.


너는 갑이고, 나는 을이야.

너의 몸과 마음이 모두 따뜻하길 바라는 내 사랑을 담아

너가 건강하기를 바래.


나에게 푹 안겨 감기따위가 접근하지 않기를

겨울밤에 꿀잠 잘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선이 그거니까

전기장판으로 최선을 다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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