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없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만 할 때
기후 난민은 난민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는 나라와, 난민으로 피해 보는 나라가 다르다는 특징을 지닌다.
지역 분쟁이나 정치적 불안정이 원인이 되는 어떻게 보면 일시적인 난민은, 사실 책임이 명확하기도 하고, 국제적,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 바람직하고 필수적이라는 인식 또한 공유되고 있기에 몇 가지 난민에 대한 오해와, 사회 안전망의 확충, 추가적으로 조금 더 체계적인 난민 수용시스템이 확보된다면 단기적으로도 해결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
물론 정치적, 군사적 이유 때문에 발생한 난민들 역시, 명시적으로 해결이 가능해 보이는 문제임에도 책임을 지려고 하는 주체가 없고, 서로 책임을 떠밀기만 하는 현 상황에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고,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체계적인 난민 수용 시스템의 확립과 더불어서 준전시 상태에 준하는 인접국가들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난민, 환경난민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환경난민의 대부분은 가뭄과 홍수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제3세계 지역과, 정치적, 군사적으로 그리 중요하지 않은 지역이 대부분이기에 관심 자체도 덜하고, 난민을 발생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국가와, 난민의 발생으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피해를 본 국가들, 피해를 보고 있는 난민들을 특정 짓기가 어려워져 장기적인 해결책은 고사하고 단기적인 협의나, 공론화도 잘 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후, 환경 난민의 발생원인을 기후 변화에 두고 그 책임을 급격한 기후변화의 주범이 탄소 발생국들에게 돌린다면, 일단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 강대국은 그 주원인이며,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속된 말로 양 강대국은 ‘배 째라’ 식으로 현재의 기후변화 협약도 탈퇴하는 상황이며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혹은 그와 비슷한 전 세계적인 환경 보호 합의를 존중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에게 경제적 발전은 패권경쟁에서 최우선이기 때문에 환경과 기후 문제는 항상 등한시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의 해결책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가 기후, 환경 난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비단 현재의 난민만의 문제는 아니며 장기적으로 그들의 생활터전과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드라마틱하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 사태, 혹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과 계절 변화들을 보면서 이미 조금은 늦지 않았나 라는 생각과 함께,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접근했을 때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현재 발생한 난민만 특정한 지역에 일부 지원에 의존한 재원을 바탕으로 수용소에 수용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근본적으로 아니라는 것, 이것이 전쟁난민과는 또 다른 문제가 되어 상황을 심각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것이 현실적인 진단일 것이다. 그 이유는 난민의 규모와 사회적 안정성에 있다. 시리아에서 발생한 난민을 적게는 60만 많게는 200만까지 잡고, 난민의 형태가 아니더라고 잠재적으로 중동지역에서 정치적 불안정으로 난민이 될 가능성이 높은 수를 500만까지도 잡는다. 하지만 환경난민은 수의 단위가 다르다. 당장 지구의 온도가 0.5C 만 올라가도 거의 1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그들의 생활터전을 잃는다는 연구도 있다.
많은 일을 해야 하고, 풀어야 할 문제가 많지만 1순위는 전 세계적 차원의 환경, 기후변화 개선을 위한 실질적이고, 실행력 있는 컨트롤 타워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UN은 양 강대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기에 기후, 환경 문제에 있어 어느 정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국가들의 합의에 불과한 의정서와 협약 등은, 지키지 않고 탈퇴하면 그만이다. 각 나라의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던, 환경부처들이 협업하여 국제 환경부를 설립한 형태로 운영을 하던, 일단 유약해진 UN과는 다른, 환경과 난민 문제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현재 UN 산하의 환경기구와 환경단체들이 있지만 이들은 대체로 보수적이며 경감심을 알리는 데 있어서도 소극적이다.
국제기구와 별개로, 각국 나라에서, 인재를 길러내는 학교와 대학교 과목에도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과목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만들었듯이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선해 나가고 필요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기업과 기업의 CEO를 평가하는 여러 항목들 중에 환경 부분은 CSR과 독립시켜 더 비중 있게 평가해야 한다. 정부나 컨트롤 타워처럼 규모가 큰 공동체는 그만큼 영향력이 강할지는 몰라도 미시적 관점에서 시장원리에 반하는 행동을 주로 해야만 하기 때문에 냉정하게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발생한 난민들의 처우개선에도 힘을 실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더 이상 이런 기후와 환경 관련한 난민들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