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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숲 Jan 12. 2019

고양이  정시급식 VS자율급식 무엇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키라라는 자율급식으로 정상체중보다 조금 더 나가는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솔직하게 말하자면, 의도적으로 자율급식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키라라는 집고양이가 낳은 집고양이로, 어엿한 집고양이로 보란듯이 성장했다. 음식 아쉬운 줄 모르고 부유하게 자라났다는 의미다. 키라라가 6개월쯤 되었을 때 입양을 했다.  쭉 어미젖을 먹다가 막 사료를 먹기 시작할 때쯤 입양을 해서, 형제들과의 음식쟁탈전의 경험이 그다지 없다. 배고플 걱정 없이 있다가, 세심하지 못했던 자취생의 집으로 입양이 된 것이다. 세심하지 못했던 초보집사 자취생이 키라라가 배 고플까봐 사료그릇을 항상 채워 두었던 것이 자율급식의 시작이 되었다.


제일 좋아하는 멸치 앞에서 아빠와 대치 중에 잠든 키라라.


음식을 치열하게 쟁탈해야 되는 경험, 배고픈 경험이 전무한 집고양이 키라라, 항상 채워져 있는 사료그릇을 마주하더라도 먹을 만큼만 먹는다. 먹고 싶은 시간에 먹고 싶은 만큼만 찔끔찔끔, 식탐이 없는 무식욕묘로 성장하였다. 우리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고양이가 식탐이 없어서 예뻐 죽겠다고. 키라라의 무식탐 레벨을 잠깐 덧붙여서 이야기하자면, 제일 좋아하는 멸치를 앞에 두고도 먹지말라고 하면, 그 앞에서 잘 수 있는 정도의 레벨이다.


고양이마다 다르겠지만, 배 고픈 줄 모르는 키라라는 사람이 먹는 음식도 탐하지 않는다. 냄새 풍기는 치킨, 피자, 고기요리 등 식사시간에 키라라가 덤벼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멸치를 좋아하는 키라라, 그래서 참치와 생선구이도 조금은 예외다. 참치캔을 딸 때와 생선구이를 먹을 때 덤벼드는 모습을 볼 때래야,  키라라도 고양이구나, 싶다.




덩치가 큰 편인 키라라는 체질적으로 근육이 없고 몸 전체가 흐물흐물한 편이다. 다른 고양이를 만지거나 들어보면 몸이 단단한 고양이들이 있는데, 키라라는 고양이액체설(?)을 대변하듯 체질 자체가 흐물흐물하다. 그래서 소식하는데도 정상체중보다는 조금 많이 나가는 편이며, 나이가 들 수록 살이 아래로 쳐지고 뱃살이 느는 추세다.
 
정시급식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에 그렇게 시도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오랜 시간 자율급식에도 무탈한데다, 이미 습관이 베인 키라라의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것이 더 스트레스를 줄 듯해서 자율급식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형제들과의 음식쟁탈전으로 식탐이 생겨 있거나,  고된 생활을 했을 길고양이를 입양한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고양이를 여럿이 함께 키우는 경우도, 성향이 모두 달라 자율급식은 힘들 수 있다.  요즘은 정시에 사료가 쏟아지는 사료기구도 많이 나와 있어서, 외출 시간이 길어질 때 사용하면 딱 좋을 아이템.




고양이의 식생활은 집사가 좌우한다고 믿는다. 마음이 약해져서 먹고 있던 음식을 조금씩 맛 보이는 것은 내 고양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주변에 야옹대며 맴도는 녀석을 떨쳐 내고자 에이, 한 점 줘버리자, 하는 마음. 조금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 고양이의 식습관을 망칠 수 있다. 반려인이 식사를 할 때 조금만 귀찮게 하면 맛있는 음식을 얻어 낼 수 있다는 습관이 고양이에게 생기면, 나중에 이러한 습관을 고치는 게 더 힘들어 질 수 있다.


고양이에게 사람이 먹는 음식은 치명적이다. 가공된 음식을 야생의 고양이가 먹게 될 일은 드물다.-쓰레기를 뒤져 사람이 버린 음식을 먹고, 고된 생활을 하여 질병에 노출되어 평균 3년을 사는 길고양이와는 다른 야생의 고양이-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한 점 정도의 고기, 한 개정도의 과자. 여기에 들어가 있는 나트륨과 당분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양이도 고혈압과 당뇨병이 올 수 있다.


고양이 사료에는 고양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분이 충분히 포함되어 있다. 아기고양이용 사료와 성묘용 사료를 잘 구분해서 먹이기만 하면 큰 문제는 없다. 키라라는 어려서부터 쭉 사료를 먹고 성장하여, 13살이 될 동안 나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광고아님주의.


그러나 수컷고양이, 특히 수컷 노묘에게서 자주 발병하는 요도 관련 질병의 전조가 키라라에게도 찾아왔었다. 3년전, 키라라가 10살때, 자꾸만 화장실을 들랑날랑하는 녀석을 급히 병원을 데려 갔더니 방광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수컷 노묘는 이렇게 방광염, 요로결석, 요도폐색 등 비뇨기계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사선생님의 무서운 말씀. 키라라에게 평생동안 스페셜사료를 먹이라는 진단도 내려 졌다. 처방받은 스페셜사료는 비뇨기계 질환을 예방해 줄 수 있다. 간식도 가능한한 비뇨기계에 좋은 기능이 포함된 간식을 선별해서 먹이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아프죠, 아픕니다- 사랑스러운 나의 평생 반려묘. 정시급식과 자율급식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묘생을 위해 일관되고 강한 마음으로 식생활을 조절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공유하고 싶은 집사생활  13년차, 집사백서 챕터3 넷째 조항 어디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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