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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지 Feb 15. 2023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아주 작은 요소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은 어디에서 올까?

출퇴근길을 걸을 때마다 내 눈에 보여 날 불편하게 하는 게 있다. 바로 가게 앞 입간판이다. 입간판에 들어가 있는 것은 결국 광고를 위해서, 내 가게를 알리기 위해서일 거다. 주변을 지나가는 잠재 고객들에게, 너가 관심있어 할 만한 서비스가, 제품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알려주는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면 어떨까? 확실하게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내용이라면 어떨까? 입간판은 오다가다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메시지에서 차별화된 무언가를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안의 메시지에 따라 부정적인 인상을 더 쉽게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비단 입간판 만이 아닐 거다. 입간판이 아니더라도 여러 방면으로 고객에게 나를, 우리 가게를, 우리의 서비스를, 우리의 상품을 알리고자 할 것이다. 이때에 나는 우리의 상품을 알리고자 한다면 알리는 것 그 자체보다도, 보다 '정확하게' 알리고, 그 정확하게 알리는 그 방법과 과정을 통해서 우리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우리 가게의 이미지를 또한 함께 잘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길을 오다가다 느끼는 불편함은 바로 위의 입간판 때문이다. '99,000원을 쓰다가 콤마 위치를 잘 못 쓴 거겠지.'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데도 자꾸 '9,900원을 잘못쓴 건가?' 한 번씩 생각하게 되는 그런 간판이다. 이처럼 콤마(,) 하나를 잘못 표기한 것으로도 고객은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정확한 정보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추측하게 되는데... 그 과정 자체가 피곤한 과정이다.


나는 미용실 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탈색도 관심 없어서 저곳에 갈 일도 없겠지만, 굳이 찾아갈 것 같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가격적인 메리트를 찾는 고객들에게는 이 정도 오류는 크리티컬하진 않겠지만, 아니 오히려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다고 느끼면 저런 오류와 상관 없이 가게에 방문해서 서비스를 구매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외의 잠재 고객들에게는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고객에게 신뢰성을 주는 것은 콤마(,) 하나로도 갈릴 수도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틀린 것은 콤마 하나지만, 그 틀린 것으로 고객은 혼란과 고민, 의뭉스러움을 가지게 되고,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은 찜찜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으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드는 메시지는 좋은 메시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작은 영역일 지라도 정확하게 작성할 것. 고객에게 의문을 일으키는 문장, 글자를 사용하지 말 것, 이런 원칙들을 되새기게 되는 입간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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