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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즌졍 May 05. 2019

이건 너무 흔한 이야기

[JIFF]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사회생활' 후기

그런 노래 있지 않나. 이건 너무 흔한 사랑이야기라고 하면서 정작 인기는 엄청 많은 그런 노래. 평범했다. 미치도록. 입사 후 처음으로 점심을 사주겠다며 불려 나갔을 때 들었던 그 이야기처럼. 회사의 모든 직책에 있는 유부남과 관계를 맺은 여직원이 있었다는.


감사해서 그렇다. 괜히 좋으니까 더 이러는 거다.


고뇌에 찬 편집의 결과라 생각한다. 비워내면서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게 담길 수 있게 하고자 했으나, 그러기 위해선 아예 새로 시작해야 했을 것 같다. 감사해서 그렇다. 괜히 좋으니까 더 이러는 거다. 7년이라는 직장 생활과 본인이 직접 보았던 그분의 이야기를 영화로 전달해주셔서 감사했다. 다만 영화 속 그녀와 우리는 생각보다 강인했다.


엄청나게 비현실적인 이야기였다면 참 좋았겠다.


승진을 향한 욕구를 지닌 남자 주인공과 이제는 내 발로 걸으며 살겠다는 여자 주인공의 욕구가 충돌하는 지점은 좋았다. 영화 전체의 흐름이 바뀌는 강력한 사건이 발생하는 지점도 좋았다. 그냥 내 욕심은 영화니까. 이거는 영화니까. 영화 속에서만이라도 비현실적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흔한 이야기 말고. 예전에도 그랬고 여전히 그런 이야기 말고. 엄청나게 비현실적인 이야기였다면 참 좋았겠다.


이제는 흔하지 않을 때도 되지 않았나.


이제는 흔하지 않을 때도 되지 않았나. 우리 충분히 용기 내지 않았나. 우리 꽤 많이 싸우지 않았나. 우리 서로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그만 비현실적인 세상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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