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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즌졍 May 05. 2019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그뿐.

[JIFF]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스티치' 후기

마지막 장면에 피식 웃어버린 나를 욕하듯 바로 자막이 이어졌다. 본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며, 세르비아에는 아직까지도 신생아 실종사건이 많고, 이 영화를 찍는 동안 단 하나의 실종사건도 해결되지 못했다. 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면 묘한 죄책감이 느껴지는 걸까.


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면 묘한 죄책감이 느껴지는 걸까.


영상 속 도시가 꽤나 현대적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과거에나 있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낳은 직후 흔적도 없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아무리 물어도 속 시원한 대답을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래 나도 그랬을 것 같다.


그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잘 모르고, 가본 적도 없고, 한 번도 만나본 적도 없고, 별로 들어본 적도 없는 그 나라는 어떤 나라길래 왜 그냥 입양을 할 수 없는 걸까. 왜 굳이 거짓말을 하고, 반평생을 괴롭게 하면서 까지 아이를 사고파는 걸까. 왜 그렇게 아이를 데려와 그 아이를 사랑하며 키우는 걸까.


나도 그랬을 것 같다. 이미 나도 사랑하고 있으니까.


나였으면 어땠을까. 나였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 미안하다. 다 잊어라. 너는 참 좋은 아들이다.라는 이야기 말고 나는 좀 더 멋있게 말하고 싶다. 아마 오래도록 고민하고 고치고 다듬고 연습해서 이야기하겠지. 아니 근데 사실 멋있는 게 중요한 건 아니지. 나도 그랬을 것 같다. 이미 나도 사랑하고 있으니까.


영화 속 이후의 현실을 생각해보았다. 그들이 모두 잘 해결해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곳에서 더 이상 원치 않은 헤어짐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뿐. 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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