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퀸 오브 하츠' 후기
여름은 위험하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큰일이다. 덴마크의 여름도 예외는 없나 보다. 잠깐만 잘 참고 넘기면 되는데. 하필이면 그 순간에 그곳에 그 사람까지 있어버리면. 그리고 여름이면.
하필이면 그 순간에 그곳에 그 사람까지 있어버리면. 그리고 여름이면.
몸이 컸다고 해서 다 큰 게 아니라는 걸 이미 다 커버린 사람들은 잊어버렸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느리게 큰다는 거 다 알면서. 건방지게도 나라면 더 잘 해낼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아닐 거다. 결국 나도 다 망쳐버리겠지. 우리는 항상 모든 걸 망쳐버리곤 하니까.
모든 걸 망쳐버리는 사람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속된 욕망을 보는 것은 재미있다. 속된 욕망으로 모든 걸 다 망쳐버리는 사람의 이야기는 그러니 더욱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미친년이라 욕하면서도 이해되는 그녀의 행동들을 지켜보는 일이 참 재밌었다.
속된 욕망으로 모든 걸 다 망쳐버리는 사람의 이야기
남편의 전 부인이 낳은 아들과 가족이 되는 일은 가능하다. 그 아들과 남편 모두와 섹스하며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숲 속의 전원주택, 청소년 전문 변호사, 쌍둥이 딸, 능력 있는 남편은 지켜야 하는 것이다. 남편의 전 부인이 낳은 아들의 감정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지켜야 하는 것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 그녀가 정한 것이었을까. 그녀의 선택이었을까.
그녀가 정한 것이었을까. 그녀의 선택이었을까.
이해가 된다고 해서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이해되고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잘못했다. 우리 모두의 속 안에 숨어 꿈틀거리는 욕망을 끄집어 펼쳐놓아서 좋았고, 그걸로 망가진 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그럼 다가오는 위험한 여름을 신나게 즐겨보자. 부자도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