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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May 31. 2020

아프면 쉴 수 있는 인생이라는 꿈 / 습작시 또는 일기

언제쯤이면... 아프면 그냥 쉬는 인생을 살아볼까요

아프면 쉴 수 있는 인생이라는 꿈

  -쿠팡보이 이상하 2020 0530


어릴적 나는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 쿨럭거리며 책가방을 매었지 그래도 공부해야돼 공부해야 집에서 대구에서 가족에게서 나갈 수 있어 주문을 되뇌이며 또 어깨가 부러져라 책 한권을 더 넣었지


스무살적 나는 어디든지 잘 부러지는 이등병 총이 싫다고 삽을 잡다가 손목이 부러지고 마음도 부러졌지 그래도 살아남아야해 살아야 선임에게서 부대에서 이 미친 섬에서 나갈 수 있어 주문을 또 외워보며 이불 속에서 몰래 시를 써보았지


서른너머 나는 부러지는데 익숙해져버린 어른아이 사람 사이의 섬이라는 신뢰가 부지고 강철의 무지개같던 신념도 구부러진다는게 이젠 낯설지 않은, 쿠팡맨이 되지못한 될 수 없는 알바천국 알바청춘 쿠팡보이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규칙 지키지 않았다' 장관님의 근엄한 말씀 나도 그 규칙 지켜보고 싶었네 왜 내 통장은 지켜주지 않았을까 왜 내 대출은 지켜주지 않는걸까 왜 내 미래는 아니 내 지금 부서질듯한 어깨는


달콤살벌한 꿈을 꾸었네

꿈이 또 부러졌었네 그래도 잠이 드네 들어야만 한다네 부러져야, 숨을 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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