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권 같이 펴고서 콩 한잔 갈아마시면 따뜻해졌지 우리는, 같이 읽어야 같이 접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즐거워지는 벚꽃날리는 밤에 만났지 네가 읽다가 만 소설은 달콤해보이고 이 작은 테이블에 손과 글로 가득해지면 구애하는 장마철 매미들처럼 떠들다가도 '사람이 고양이와 함께 사는 법은 고양이에게 인간의 예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고양이와 같이사냥다닐 숲과 함께 잠들 방을 가꾸는 일이었다' 정도의 냥이 하품소리를 흘리면 다들 고개숙인 벼처럼 미소지어주다가 배불러버린 잔칫날도 많았지 창가에 별똥별마냥 서리가 잔뜩 올라오면 때때로 혼자 앉아 늦게오는 얼굴도 모르는 친구를 기다렸지 그 날 저녁엔 다른 이와 같이 짠 했던 글귀가 떠올라 조용히 필사해 새로 온 아기별에게 선물하곤 했지 반짝반짝 작은 별 창 너머 샛별은 또다른 샛별을 부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