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Oct 15. 2023

나는 솔 16기 후기 또는 잡담-현숙과 광수와 손자병법

그냥 편하게 쓰는 16기에 대한 잡담

.


오만가지 말이 많았던 나솔 16기가 끝나고 라이브 방송마저 보고난 뒤 리뷰를 쓰려던 나는 좀 무력감에 시달렸다. 저렇게 지지고 볶고 난리 났던 사람들이고 최후의 선택에서 커플도 되었지만 몇 달 지나 다시 만나니 다들 이제 그저 남남이 되어있을 뿐이다. 누가 최후의 커플이 되는지 누가 선택을 아예 포기하는지 긴장감있게 본방을 사수했지만 역시 2023년 대한민국에서 만나고 사랑하고 연애한다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그다지 변하지 않는 걸까.



옥순과 시청자들이 모두 광수에게서 등돌린 그 장면...


물론 나같은 시청자도 아쉽지만 당연히 가장 아쉬운 사람은 당사자인 솔로들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광수와 현숙이 카메라 앞에서 갈팡질팡하면서 그 무엇도 얻지 못한 가장 아쉬운 참가지 솔로나라 사람이 아니었을까. 광수가 처음부터 옥순에게만 직진했다면, 그리고 현숙이 처음부터 자신에게 직진해 준 영식에게만 제대로 응답하거나 마지막 날 괜한 편지 같은 걸 쓰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나은 결말이 아닐까.



대체 뭘 위해 쓰는 편지일까 자신을 달래려고?



광수의 경우엔 영숙이나 영철을 비롯한 주변에서 자꾸 사실관계를 흔들려고 했기에 아주 약간의 동정표 혹은 바보같이 자기 자신을 안 믿었다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숙은 또 어떤가 딱히 주변의 개입도 없이 영식이 계속 직진하고 구애해 왔지만 계속 영호에게 네가 더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요구를 한다. 데프콘을 비롯한 패널들이 말하듯 누가 봐도 현숙은 영호에게 마음이 더 있어보이지만 그것을 마치 영식에게 넌 직진만 해야 한다는 듯 협상카드로 계속 활용한다.  그 시점에서 나는 어릴 적 읽었던 손자병법의 한 구절을 떠올린다. 모든 곳을 방어하고자 함은 아무 곳도 방어하지 않는다는...


어릴 적 읽은 어린이용 손자병법에서는 모든 곳을 방어한다는 것은 아무 곳도 방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약간 멋지면서도 철학적인 문구여서 지금도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 나는 기왕 수비해야 한다면 모든 곳을 철저히 지키는 게 뭐가 문제인가 왜 삼국지에도 나오는 유명한 병법서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가고 시간과 예산의 압박을 알게 될수록 이천 년 전 손자의 말씀이 옳았다는 걸 알게 된다. 선택과 집중은 꼭 군대와 전쟁뿐만이 아니라 우리네 인생사 인간관계 항상 통용되는 이야기다....




물론 솔로나라라는 곳 자체가 5박 6일이라는 제한시간 동안 최대한 타인을 많이 알아봐야 한다는 쉽지 않은 조건의 사냥터다. 나만 사냥하는 게 아니라 경쟁자도 있고 또한 내가 사냥당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기만이나 거짓 정보가 판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뭐가 확실한 정보인지 스스로 믿고 판단해야만 한다. 광수든 현숙이든 좀 더 스스로를 믿고 마지막 날까지 갈팡질팡하는 게 아니라 빠르게 남에게 먼저 믿음을 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긱이 현실 커플이 단 하나도 없는, 그들 자신도 방송을 보았을 16기 마지막 방송 후 지금까지도 생각이 든다...



Fin





다음 편은 영숙과 영철...


단순히 빌런이 아니라 타산지석으로

작가의 이전글 나는솔로 리뷰 또는 잡담 연재예고-연애는 전쟁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