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게 근무를 못하게 된 날엔 주로 도서관을 찾는다. 그리고 이런 의도치 않은 휴일에 도서관이라는 미궁을 헤매다 보면 의외로 깊숙한 곳에서 숨겨진 보물은 찾는 게 삶의 기쁨 중 하나가 아닐까.
제목부터 재밌어 보이는 두 책을 골라 읽어보니 아쉽게도 오른쪽 책은 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라는 제목이 제일 재미있는 책이었다. 내용은 거의 뇌과학에 대한 학슬적인 딱딱한 설명이 많아서 아쉽게도 패스. 반면 왼쪽은 철학과 만화라는 나의 최애 관심사 둘을 겨냥하는 만큼 이건 돈가스와 제육볶음만큼 실패할 수가 없다는 예감이 들었고 역시 그 예감은 적중했다.
저자 소개부터 너무나 마음에 든다. 철학과 개그는 동일한 충동에서 비롯된다. 누가 말했는지 몰라도 무릎을 탁 칠만한 말이다. 누군가에게 논리적으로 엄밀한 설명과 주장을 펼치는 것과 누군가를 웃기기 위해 맥락과 분위기를 파악해서 말장난 같은 시도를 하는 건 둘 다 용기와 지성이 필요한 일이니까. 철학과 만화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재밌게 읽을 책이기에 일독을 권한다...추후 이 책의 철학 내용으로 연재를 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