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고양이가 돌아다니는 만화카페에서 좋아하는 친구와 안온한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부르지도 않았는데 고양이가 먼저 내가 누워있는 골방으로 들어와서 내 품에서 잠이 드는 놀라운 행운을 만끽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가운 밤을 지나 다음날이 되니 이제 꾸빵에서 출근문자가 와있고 삼일절 빨간 날에 일을 나가려니 조금 더 지구의 중력이 강하게만 느껴지는 압박에 양다리가 잘 떼어지질 않는다. 이럴 때는 백수의 루틴에 따라 뭔가 재미있는 인터넷 유머 짤방을 찾아야만, 도파민이 한번 뿜뿜 해야만 그 다음 일정으로 몸이 움직여진다...
삼일절에 대한 짧은 농담이지만모든 농담에는 뼈가 있다. 농담을 방패삼아 우리는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안에 담고 싶은 게 인간의 언어 아닐까.
Oecd가입국 평균대비 한국의 공휴일 일수가 부족하다느니 평균노동시간이 멕시코와 매번 우승을 다툰다느니 하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까지 꺼내지 않아도, 다들 너무나 일은 오래하고 휴일은 적다.
물론 나는 이제 정규직이라는 한국 30대의 평균 사회인의 정규 트랙에서는 벗어난 지 한참 되었다. 꾸뺑 일용직 단기사원으로 누구의 도움 없이 내 삶을 지속해 나가는 게 어느새 5년 아니 이제 6년이 넘었으니 돌이켜보면 좀 놀랍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전의 정규직 회사원으로 월화수목금금금 살아가던 시절과 삶의 질 만족도를 비교한다면? 명확한 답을 내리긴 매우 어렵다...
별 영양가 없는 일기를 써내려가다가 보니 어느새 곧 2호선 잠실역이다 이제 사실상 도착했다. 잠실대교 밖으로 이름모를 새 하나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