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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Mar 02. 2024

불량 네비게이션을 끄고 습작시 네비 시동걸기

잘 안되고 다 던지고 싶은 날일수록 조금씩이라도






 습작 네비게이션   /  20240302 이상하 습작



평일도 토요일도 일요일도 무사히 출근 예정

모든 네비게이션이 정상 작동중입니다.

그래서 너무 답답합니다 슬그머니 네비를 끄려해도


주중에는 당연히 출근해야 이번달 월세를 내

주말에도 특근수당 다 챙겨야만 너도 니 집이 생겨 너도 미래가 있어

너무나 정상적인 어른의 합리적인 조언들.

잠들기 전엔 술을 먹다가 수면제를 챙겨먹고

잠에서 깨면 두통약부터 삼키고 위장약을 챙기고


기꺼이 길을 잃을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월초마다 400 500 통장의 숫자를 세다보면

이런게 마약뽕일까 모든 고민의 먼지들이 내려앉고

알콜로 적셔진 무균실의 밤들이 나를 적셔 또 적셔


식도까지 차오르고 타오른 알콜에 지친 몸뚱이

그제서야 몸은 길을 잃었습니다

바른길도 빠른길도 어느곳도 정도는 아니었으니

마음도 모든 걸 내려놓으니 그저 울고 싶었습니다


울다 보면 조금 더 울고 싶었습니다

개똥벌레처럼 조용히 울고서 힘을 빼고

마침내 네비의 전원을 눈물자국으로 눌렀습니다.

어린왕자를 꿈꾸던 어른벌레는 이제야 오답이더라도 나만의 답으로 기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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