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Mar 03. 2024

휴관중인 도서관의 우울-도서관 보물찾기

도서관 자체가 바로 마음의 보물이니까




일요일 휴일은 대다수의 공공기관이 문을 닫지만 그중 예외로 도서관 가기엔 좋은 날이다. 그래서 일욜마다 홍대 언니네 카페와 마포평생학습관을 들리는 일이 나의 주된 힐링 일정이었지만, 아쉽게도 내부 공로 두 달간 휴관이라는 공지...


나의 소중한 쉼터가 2, 3주도 아니고 무려 8주간 쉬어버린다니... 나의 주된 도파민 충전소인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 8주 부상 뉴스가 뜬것만 같은 충격과 아쉬움. 이제 한동안 일요일에 뭘 해야 하나 방구석에서 방황하는 와중에 예전에 스크린샷을 저장해 둔 도서관에 대한 트윗을 다시 찾아냈다.





모든 공간각자의 기억과 역사가 새겨져 있다고 어떤 책에서 봤던가. 그렇다면 도서관은 수많은 기억과 역사가 새겨진 책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니 기억들의 기억 집합소라 말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아이유나 유재석 같은 원탑 연예인이 연예인들의 연예인이라 불리듯이, 나에겐  공간 중의 공간 쉼터 중의 쉼터가 바로 도서관이었다


생각해보면 학생일때나 사회인이 되어서나 힘들고 삶이 씁쓸지긋지긋해질 때면, 그 어떤 곳보다 도서관에서 낡은 종이냄새를 맡으며 양피지들의 숲을 산책했었다. 카페의 부드러운 소파보다도 도서관의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으면 몸도 마음도 한결 무던하게 안정을 취하며 슬그머니 잠이 들었다


"지금 이 대도시 중앙에 이렇게 녹색 공원을 만들지 않으면, 나중에 공원보다 큰 정신병원들로 도시가 꽉 차버릴 겁니다"

뉴욕의 중심부 노른자땅에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도시행정 전문가가 그렇게 말했던가. 나도 종종 서울 곳곳에 위치한 작은 놀이터 겸 공원들에서 산책을 즐기고 감사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 전문가의 말에 한마디를 덧붙여도 괜찮을 듯하다. 신체의 산책과 휴식을 즐길 공원마다 작은 도서관을 하나씩 지어둔다면, 마음이 휴식할 뿐만 아니라 내일로 나아갈 자양분을 얻어갈 수 있을 거라고...


분명 한국에는 조그만 도서관들이 20년 전보다 굉장히 많이 늘어났고 접근성이 편리해졌지만, 내 어린시절 대구에서 시내도서관 한번 가려면 버스를 20분 타야 겨우 도착하던 그 불편함에 다시는 그 도서관에 가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대구 내 중딩시절 그 동네도 이제 그때보다야 사정이 나아졌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서울보다 장서도 강연도 예산도 부족할 수밖에 없으리라. 정말로 동네마다 공원과 도서관이 5분 만에 걸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약간 과장을 보태면 그런 도시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유토피아가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불량 네비게이션을 끄고 습작시 네비 시동걸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